'희귀질환'+'소아 환자'‥치료 정책에서 소외되는 이중고

희귀질환 치료제 허가부터 급여까지 오랜 시간 소요‥특수성 감안한 제도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14 11:4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희귀질환'이라는 점 때문에 환자 수가 적어 정책적인 면에서 쉽게 소외를 받는다.

더군다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타 질환보다 적극적이지 않고, 개발이 됐더라도 국내에 도입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급여 과정도 순탄치 않아,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소아 희귀질환 환자'라면 더더욱 이중고를 겪게 된다.

'소아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이라는 목적으로 지난 13일 국회에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희귀질환치료제 급여 인정 범위 확대와 신속한 급여 결정 ▲경제성평가 면제 대상 확대 ▲선 급여 후 평가 도입 ▲희귀의약품 관련 부서 일원화 ▲건강보험 외 재원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어렵게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가 국내 도입됐다면, 소아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빠른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한국유전성혈관부종환우회 민수진 회장의 경우, 아들도 유전성 혈관부종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두드러기 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혈관부종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손, 발, 얼굴은 물론 기도, 인후부, 위장관 점막이 자주 부어 심한 복통,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곤란이나 기도폐쇄가 발생한다.

또한 유전성 혈관부종은 급성발작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발작 빈도가 높고 증상이 심하면 추가적으로 예방약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다케다제약의 '탁자이로(라나델루맙)'가 지난해 2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보험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탁자이로주는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에서 유전성 혈관부종 발작의 치료가 아닌 일상적인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토론회에는 신경섬유종 환아 보호자 이경문 씨도 참석했다. 그는 "우리 아이의 소원은 어른이 되는 것"이라며 치료제를 사용하기 힘든 환경을 호소했다.

신경섬유종증은 신경계,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은 신경 세포를 따라 전신에서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 20~50%가 경험하는 '총상신경섬유종'은 신체 곳곳에서 종양이 커져 언어장애나 척추측만증 등의 정형외과적 문제, 심각한 통증 및 무력감, 마비감 등 신체적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

신경섬유종증 1형의 여러 증상은 보통 아동기에 나타나기 시작해 사춘기, 임신과 같은 호르몬 변화에 의해 더욱 뚜렷해진다. 피부로 드러나는 증상 외에도 척추측만증 등의 정형외과적 문제 및 인지기능장애, 학습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섬유종증 1형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대증 치료가 이뤄져 왔다. 주로 표면적으로 나타난 병의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 혹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물리치료, 통증 관리 등이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2021년 5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셀루고(셀루메티닙)'가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 동반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다. 코셀루고는 만 3세 이상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다.

그러나 코셀루고는 한 차례 비급여로 결정된 후 치료 접근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코셀루고의 최근 관련 자료를 보완, 제출하며 다시 보험 급여 진입을 노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 과장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항암제와 중증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및 위험부담제 확대 적용 등이 포함돼 있다"며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에 한정됐던 경제성 평가를, 사회 요구도를 반영해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희귀질환 약제까지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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