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데이터'에 따라 ASCO에서 희비‥주목받은 치료제들

결국 '생존기간' 연장이 주요 관심사‥임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치료 방향 달라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07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연례학술대회가 뜨겁다.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데이터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에 따라 제약사들은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 박수 받은 '엔허투' =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결합체)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로 큰 박수를 받았다. 엔허투는 'HER2 저발현(HER2-low)' 유형의 유방암 환자들에게 표적 치료의 기회를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HER2 양성 환자는 동소교잡반응(ISH)이 양성이고 면역조직화학(IHC) 3+ 또는 IHC 2+의 점수로 정의된다. 나머지는 HER2 음성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ISH가 음성, IHC 1+, 또는 IHC 2+를 분리해 HER2 저발현 그룹으로 정리했다. 유방암 환자의 최대 55%는 HER2 저발현에 속한다. 이 환자들은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렵다.

이전에 치료했던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3상 Destiny-Breast04 연구에서 엔허투는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무려 50%, 사망 위험을 36% 줄였다.

평균 18.4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엔허투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을 9.9개월로 연장했다. 반면 항암화학요법 환자들은 PFS의 중간값이 5.1개월이었다. 아울러 엔허투는 환자의 수명을 평균 23.4개월로 연장했다. 항암화학요법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16.8개월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HR 양성 환자의 경우 엔허투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9% 줄였다. PFS 중간값은 10.1개월로 항암화학요법 5.4개월 보다 두배 가까이 연장됐다.

HR 음성 환자에서 엔허투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켰다. 엔허투 군의 PFS 중간값은 6.6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2.9개월로 나타났다.

CDK4/6 억제제를 사용했던 환자의 경우 엔허투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5% 줄였다. CDK4/6 억제제 경험이 없는 환자는 58% 감소했다.

또한 IHC 1+와 IHC 2+ 하위 그룹에서도 엔허투의 효과는 증명됐다. 엔허투는 이들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각각 52%, 45% 줄였다.

◆ 생존기간(OS) 과제 해결 못한 '입랜스' = 화이자의 CDK4/6 억제제 '입랜스(팔보시클립)'는 새로운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진단 환자의 수명을 향상시키지 못했다.

3상 PALOMA-2 연구의 최종 전체 생존 분석에서 입랜스와 레트로졸 병용 환자의 평균 수명은 53.9개월이었다. 그리고 단독 레트로졸 그룹의 환자의 생존기간 중간값은 51.2개월로 입랜스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로써 입랜스는 임상 3상에서 전반적인 생존기간 이점에 대한 승리가 없는 유일한 CDK4/6 억제제가 됐다.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리보시클립)', 일라이 릴리의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는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서 생존기간 개선을 보여줬다.

이전에 치료받았던 HR+/HER2- 전이성 및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PALOMA-3 임상에서 입랜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월등한 무진행 생존기간 대비 생존기간 연장에 실패했다. 게다가 입랜스는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연구한 PALLAS 임상, PENELOPE-B 임상에서 실패했다.

이에 입랜스는 리얼월드데이터에 의존해 왔다. 예를 들어 한 관찰 연구에서 1차 치료로 입랜스와 레트로졸 병용요법을 시행할 경우, 사망 위험을 34%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9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에 입랜스를 추가하면 새로 진단된 전이성 HR+/HER-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24%까지 줄일 수 있었다.

화이자 연구진은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PALOMA-2 연구의 최종 분석에 참여한 환자들이 대거 탈락하며 생존 데이터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입랜스 병용요법군 중 13%, 대조군 중 21%를 추적할 수 없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입랜스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51.6개월, 대조군은 44.6개월로 입랜스는 사망 위험을 13.1% 줄였다. 1년 이상 질병 진행이 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이 27.2%나 감소했다.

화이자는 여전히 입랜스가 강력한 이점을 갖고 있으며, 삶의 질 유지,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 고개 갸웃거리게 한 '트로델비' = Trop-2를 표적하는 ADC 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는 애매함을 해결하지 못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HR-양성, HER2-음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3상 TROPiCS-02 연구를 공개했다.

트로델비는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4%까지 낮췄다.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결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트로델비 환자군은 PFS 중간값 5.5개월을 기록했는데, 항암화학요법군은 4개월이었다. 1.5개월 개선된 결과는 전문의들에게 많은 의문을 남겼다. 종양학 전문가들은 최소 3개월 이상의 PFS 연장 효과를 기대했다.

전반적인 생존기간 지표에서 트로델비는 사망 위험을 16% 줄였고, 생존기간 중앙값은 13.9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1.6개월 연장했다.

이를 놓고 길리어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트로델비 군이 나타내는 이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로델비 환자의 21%가 질병 진행없이 1년 이상 생존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암화학요법군은 7% 뿐이었다.

TROPiCS-02 시험에는 이전에 내분비요법, CDK4/6 억제제 및 2~4번의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한 HR+/HER2- 유방암 환자가 등록됐다. 

최소 3개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게서 트로델비는 질병의 진행이나 사망의 위험을 30%까지 낮췄다. 치료를 받기 1년이 채 되기 전에 CDK4/6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의 경우, 트로델비는 PFS를 2개월 정도 개선했다.

◆ 임브루비카, MCL에서 또 한 번 = 애브비와 얀센의 BTK 억제제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는 2013년 FDA로부터 이전에 치료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에 허가를 받은 바 있다.

MCL은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7%를 차지하는 희귀한 혈액암 유형이다. 그런데 이번 ASCO에서 임브루비카는 3상 SHINE 연구로 임상적 가치를 한 번 더 증명했다.

SHINE 임상은 MCL의 1차 치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연구다. 여기엔 65세 이상의 환자들이 등록됐는데, 노인 환자들은 대부분 독성때문에 집중적인 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벤다무스틴+리툭시맙+임브루비카 3제 병용요법, 벤다무스틴+리툭시맙+위약 병용요법을 투여받았고, 6주기 후 리툭시맙으로 유지요법을 이어갔다.

벤다무스틴+리툭시맙+임브루비카 3제 병용요법(6주기)은 약 7년(84.7개월)의 중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25% 감소했다.

PFS 중간값은 80.6개월로, 벤다무스틴+리툭시맙+위약 병용요법(6주기) 52.9개월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임부르비카는 생명 연장에 있어서는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완전 반응률(CR)은 임브루비카군이 65.5%로 위약군의 57.6%보다 더 높았으나, 1차 분석까지는 전체 생존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성숙한 생존기간 데이터를 확인하려면 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속 치료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Time to next Treatment, TTNT)에서는 임브루비카가 월등했다. 임브루비카 군은 19.9%, 위약군에서는 40.5%가 후속 혈액암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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