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시작될 '중입자 치료'‥'높은 효과' 만큼 '조건' 까다로울 듯

과거 방사선 치료 경험 없고, 전이암 아닌 국소암에 효과적
해외로 중입자 치료 받으러 갈 경우 1~2억 원, 국내는 이보다 저렴하지만 비급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15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상반기 '중입자 치료'가 시작된다.

'난치암'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중입자 치료는 환자 커뮤니티에서 벌써부터 '꿈의 치료'라고 불리우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랜 준비 끝에 국내 최초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연세의료원은 상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갠트리) 2대다.

고정형은 말 그대로 고정된 형태로 한쪽 방향으로 중입자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360도 회전하는 갠트리는 어느 방향에서든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연세의료원은 전 세계 16번째 중입자 치료 센터로 이름을 올렸지만, 고정형 뿐만 아니라 회전형 기기 2대를 함께 가동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연세의료원은 가장 먼저 고정형 기기 위주로 치료를 시작한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립선암 환자부터 순차적으로 간격을 두고 암환자 치료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그러나 중입자 치료는 높은 효과 대비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다.

중입자 치료는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 폐암, 간암, 췌장암 3대 난치암 및 치료가 어려웠던 골/연부조직 육종, 척상종, 재발성 직장암, 두경부암, 악성 흑색종 등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중입자 치료는 전이암, 진행성 암에서 효과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전신에 퍼진 암, 위, 대장 등 연동 운동을 하는 장기의 암도 마찬가지다.

물론 해당 암이 무조건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전이된 장기나 범위,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연세의료원은 다학제진료를 기본으로 전문의간 협의를 통해 중입자 치료 적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반대로 진행 초기의 암은 그만큼 효과가 좋다. 전립선암의 경우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였고, 주변 정상 장기에 방사선 피폭이 없기 때문에 2차 암 발생 문제가 적었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만 파괴하고 대부분의 에너지가 발산되고 사라진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과거 방사선 치료를 이미 받았다면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 중입자 치료는 불가하다.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부위와 현재 부위가 다르다면 전문의 소견에 따라 치료가 가능하다.
 

연세의료원은 상반기 고정형 1대를 시작으로, 이후 회전형 2대까지 가동하면 하루 동안 약 5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바라봤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가 걸리지만, 준비 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30분 정도가 예상된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비용에 대한 우려가 들려온다.

지금까지 국내 환자들이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1~2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가야 했고, 제때 치료를 받기 힘들었다.

연세의료원은 이 금액보다는 저렴할 것이라 전망했으나, 많은 이들이 급여가 되지 않는 한 수천만 원 이상이 들 것이라 짐작했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 대비 조사량이 높아 치료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평균 25차례 시행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한 달 정도 필요했다. 반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암 마다 다르지만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지만 치료 비용이 수천만 원이라면, 아무리 1-2회 치료에 끝나는 암이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입자 치료는 조건만 맞는다면 기존 수술이나 약물 치료만으로 힘들었던 난치암에서 강력한 암 살상 효과를 보인다. 3대 난치암인 췌장암, 폐암, 간암의 5년 생존율은 30% 이하이지만,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로 이들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 자신했다.

연세의료원 윤동섭 의료원장도 상반기 시작될 중입자 치료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난치암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중입자치료는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써 내려가는 새로운 암치료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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