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급여 막힌 희귀질환 치료제 '일라리스', 국민청원 등장

'일라리스 보험급여 적용' 청원 공개…국민동의청원서는 처음
청원인 "금년 초 급여 신청에 좋은 결과 기다리겠다" 밝혀
공개 첫 날 1400명 동의 기록…극 희귀질환 고려 시 이례적
일라리스, 8주 1회 투여 용법으로 삶의 질 개선 효과 뚜렷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8-17 06: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극희귀질환인 유전 재발열 증후군 치료제 '일라리스(카나키누맙)'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도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공개 후 동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16일 국민동의청원에는 '희귀질환 치료제 일라리스의 보험급여 적용에 관한 청원'이 공개됐다.

일라리스 급여를 요청하는 청원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라리스는 노바티스가 개발한 인터루킨-1베타 억제제 계열 유전 재발열 증후군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다양한 유형을 아우르는 유일한 치료제로 평가된다.

2015년 국내에서 허가됐으나, 현재까지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청원인은 "여러 차례 일라리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시도했지만 선정되지 못한 것을 들었다"며 "보험등재가격도 중요하겠지만, 가격보다는 한 사람의 삶을 먼저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일본도 현재 급여로 선정돼 유용하게 쓰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민을 고려하는 부모도 있다고 들었다"며 "금년 초 일라리스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그나마 나은 삶을 줄 수 있게 좋은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촉구했다.

이날 공개된 해당 청원은 공개 첫 날 만에 1400명이 넘는 동의 수를 기록했다. 환자 수가 극히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결과다.

유전 재발열 증후군은 이상 유전자에 따라 '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APS)',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관련 주기적 증후군(TRAPS)' 등 여러 질환으로 파생된다. 이 중 청원인 자녀에게 나타난 질환은 CAPS다.

CAPS에는 '키너렛(성분명 아나킨라)'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키너렛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으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아야만 쓸 수 있다. 키너렛은 센터를 통해 보험급여가 인정되지만, 그럼에도 한 달 약제 비용이 200만원을 넘는다.

비용도 부담이지만, 키너렛은 하루 한 번 '체중'에 맞춰진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피하주사'해야 한다. 이같은 용법으로 인해 부모는 매일 같은 시간마다 최소 20㎎ 이상을 아기 몸에 주사하면서 이른바 '전쟁'을 치러야 한다. 체중이 커질수록 투여하는 용량은 늘어나고, 아기가 겪어야 할 부담은 더욱 커져간다.

청원인은 "18개월된 아이에게 매일 아니 평생 1일 1회 주사를 투여하는 부모 마음이 어떠겠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일라리스는 8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하면 된다. 2개월 1회 투여는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아기뿐만 아니라 성장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한, 막대한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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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2023.08.21 1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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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2023.08.17 21:32:22

    해당 청원 당사자입니다
    기사 감사드립니딘
    꼭 5만명 동의 얻어 위원회로 회부되고
    좋은결과 나왔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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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2023.09.25 10:09:20

      안녕하세요. 지난 8월 일라리스주 관련하여 국민동의청원 올리신거 보았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엔 아이가 아닌 아내가 지난 6월에 크라이오피린 연관 주기(발열)증후군 진단을 받고 투병중입니다.
      https://petitions.assembly.go.kr/status/onGoing/04CFBD4126DF2184E064B49691C1987F
      다시 도전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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