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SK케미칼 '기넥신'을 비롯한 '은행잎추출물(Ginkgo biloba)' 뇌기능개선제가 최근 신경과와 학회를 중심으로 한 치매 치료영역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어, 향후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1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제 신경학 저널 '프론티어즈인뉴롤로지'에는 아밀로이드 PET 양성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도네페질과 기넥신을 병용 투약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이 게재됐다. 연구 논문 제목은 'Efficacy of Ginkgo biloba as an adjunct to donepezil in amyloid PET-positive Alzheimer's patients'다.
해당 연구는 양영순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주도했다. 양영순 교수는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이기도 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네페질-기넥신 병용군은 도네페질 단독군에 비해 인지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아밀로이드 응집 감소 효과에서도 병용군이 단독군 대비 유의미한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 연구진은 기넥신을 도네페질과 병용하면 추가적 이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 기넥신과 도네페질 병용 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기 이전인 올리고머 단계에서 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되는 것은 국내 의료진 주도 하에 치매 치료에 있어 은행잎추출물 활용 가치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은행잎추출물은 혈액개선제로 쓰이는 천연물의약품으로 개발됐지만, 뇌에 흐르는 혈류도 개선시켜 뇌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때문에 240mg에 해당하는 고용량 제품은 '정신 기능 저하' 시 복용하는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돼있다.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양영순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번 연구는 기넥신 관련 임상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례다. 이번 연구로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 혈류 개선 등 여러 기전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하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도네페질과 기넥신 병용은 알츠하이머 등 뇌 기능 증상 개선과 치매 증상 진행을 관리하는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국내에서는 치매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 많았기 때문에, 이 영역에서 은행잎추출물 효과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었다. 그러다 최근 200mg 이상 고용량 사용에 대한 긍정적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은행잎추출물이 다양한 기전을 갖고 있어 '콜린알포세레이트'보다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치매가 나타나기 전에 기넥신을 단독으로 복용했을 때에도 일부 효과를 기대할만한 여지가 있다. 현재 기넥신은 일반의약품이니만큼, 정신 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경우에 자발적 구매·복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양영순 교수는 "이번 임상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MCI(경도인지장애)에 직접 적용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기넥신을 도네페질과 병용했을 때 MDS 수치를 낮춘 결과는 있으므로, 단독 효과인지 병용 효과인지는 불분명하지만 MCI 단계에서 추천할 약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은행잎추출물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SK케미칼도 이번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임상적 근거가 확보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넥신이 차세대 뇌기능개선제로서 입지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은행잎추출물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제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료진과 협력해 연구자 주도 임상 3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추후 가능하다면 적응증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여러 연구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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