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네릭, 공급난 속 재편 가속…韓 기업 진출 전략 재정비"

2029년까지 수급 균형 전망…품질 기준·유통 관행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
원료 조달 다변화와 오픈이노베이션 흐름…"전략적 연계 통한 진입 기회 존재"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6-27 05:55

제1회 제약·바이오 기업 일본 시장 진출전략 웨비나. 사진=제약·바이오 기업 일본 시장 진출전략 웨비나 캡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일본 제네릭 의약품 시장이 공급 불안과 품질 규제, 업계 재편 흐름 속에서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2029년까지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사이 일본 내 제네릭 제조사는 구조조정을 맞이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 기업에게는 위기 속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마에다 유키 AnswersNews 편집장은 26일 진행한 '제1회 제약·바이오 기업 일본 시장 진출전략 웨비나'에서 "현재 일본 제네릭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약 11억정 부족한 상황이며, 주요 제조사들의 설비 투자가 완료되는 2029년경에야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제네릭의약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약 27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이는 제네릭 보급률이 90%에서 정체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진 수치로, 수요 증가 시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시장은 제품 품질, 특히 외관과 이물 관리 기준이 타 국가 대비 엄격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로 인해 인도계 기업의 잇따른 철수 사례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당국은 수치화된 품질 기준보다 '시각적 완성도'와 같은 정성적 판단 기준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국 기업은 일본 전용 포장·제조 라인을 갖춰야 하는 등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조정 속에서 한국 기업에게는 진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마에다 편집장은 "중소 제네릭 제조사의 도태가 진행되며, 외국 기업이 일본 기업과 연계하거나 M&A를 통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료의약품(API) 조달 측면에서 한국 기업은 대체 공급처로서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 제네릭사 토아약품의 경우 전체 API의 63%를 일본 외 국가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중국·인도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공급 체계가 안정된 제조사에 대해 유리한 약가를 책정하는 개정 제도를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이는 제네릭 업계의 품질 확보 및 공급 안정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외국 기업에게도 '명확한 규칙'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 후생노동성이 검토 중인 OTC 유사약 보험 급여 제외 방안은 특정 제네릭 품목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됐다.
(왼쪽부터)마에다 유키 AnswersNews 편집장, 스미쿠라 코이치 정책연구대학원대학교 교수. 사진=제약·바이오 기업 일본 시장 진출전략 웨비나 캡처
이날 발표에 나선 스미쿠라 코이치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는 일본 제약 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일본 대형 제약사는 신기술 대응력이 약한 상황이며, 스타트업 및 외국 기업과의 공동 연구·분사형 개발 등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니프로 간 바이오시밀러 유통 제휴는 일본 내 인바운드 협력의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특허 관련 이슈도 제기됐다. 스미쿠라 교수는 "최근 후소제약과 사와이제약에 대해 약 217억엔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진 점은, 일본 내 제네릭사에 특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국 기업도 특허 전략 및 청구항 해석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미쿠라 교수는 일본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단순히 기술 도입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 스타트업의 인재와 개발 인프라를 함께 들여오는 구조 ▲자회사를 통한 분사형 개발 전략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어, 초기 성과가 제한적이더라도 기술적 독창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과의 협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전략적 시야'를 고려해 일본과의 협력 기회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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