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이 끝 아냐"‥급성백혈병 환자, 절반 이상 '삶의 질 더 악화'

한국혈액암협회 설문조사 결과 발표…환자 10명 중 6명 "이식 후 삶 더 힘들다"
재발률 24%, 신체·정신·경제 부담 커…"신약 신속 도입과 급여 확대 시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7-16 14:3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완치를 기대하며 받았던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오히려 환자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치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신체적 후유증과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자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는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25일까지 한 달간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 및 급성골수백혈병(AML) 환자 및 보호자 203명을 대상으로 동종조혈모세포이식 경험 및 치료 후 어려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식을 경험한 환자(155명) 가운데 59%는 "이식 후 삶이 이식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는 응답도 54%에 달했다.

환자들은 이식 이후 우울감과 불안 등 정신적 스트레스(68%)를 비롯해, 피로 및 무기력감(75%), 발진 및 피부문제(63%), 체중 변화(54%), 불임 및 성기능 장애(42%)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호소했다. 이 같은 후유증은 일상 복귀에도 큰 장벽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식 경험자의 45%는 아직 사회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였다.

경제적 부담도 크다. 전체 응답자 중 40%가 이식 치료에 3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고, 63%는 치료비와 관련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재발'이다. 이식 후 재발을 경험한 환자가 전체의 24%에 이르렀고, 이 중 43%는 다시 이식을 받아야 했다. 이 같은 수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모든 환자에게 완치로 이어지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오히려 삶의 질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신약의 신속한 도입과 급여 적용 확대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8%는 한국혈액암협회가 이러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사무국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급성백혈병 환자들의 고통과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며 "재발 위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치료적 대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신약의 신속한 도입과 급여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들의 신체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협회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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