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 DX 가로막는 의료데이터‥"규제 완화해야"

의료데이터 다중 규제로 묶여…임상 활용 폭 제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 전환이나 특별법 제정 필요
산업계도 의료 규제 혁신 강조…"소비자 관점 생각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8-28 05:54

(왼쪽부터)국회입법조사처 김은정 조사관, 강성지 웰트 대표, 선재원 나만의닥터 대표,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 신채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 사진 = 최성훈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가로막는 장벽은 결국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규제 방식만 가지고선 DX 핵심인 의료데이터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임상 현장의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네거티브 규제 도입이나 특별법 제정 등과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국민이 원하는 진짜 의료혁신 국회토론회'에서 의료 전문가들은 이같이 밝혔다.  

우선 토론회 패널인 국회입법조사처 김은정 조사관은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전제로 관련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진료나 의료AI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선 결국 환자 의료정보가 통합·연계돼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 영역(건강보험·질병청)과 민간 영역(의료기관·기업) 간 데이터 연계가 이뤄져야 환자 맞춤 치료, 질병 예측, 신약·의료기기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김 조사관은 현행법상 의료데이터는 다중 규제에 묶여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데이터는 현행법상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생명윤리법, 의료법 등에 의거한 중복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의 환자 데이터 활용 폭은 매우 좁다고 했다. 

김 조사관은 "관련 기술이 진화하고, 다양한 AI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으로선) 적시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원칙적으로 데이터 활용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되, 필요한 보호 영역에 대해서만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를 가명처리 또는 비식별화하거나 의료계·산업계·학계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신뢰도를 확보한다면, 의료 현장 활용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기존 포지티브식 산발적 법률 한계를 극복하는 관련 특별법 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진료, 민·관 의료데이터 연계 선순환 사례 
NECA "의료데이터 총괄하는 독립 거버넌스 구축" 제시 


산업계도 김 조사관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DTx) 2호 '슬립큐'를 상용화한 강성지 웰트 대표는 의료데이터를 의료소비자적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했다. 

민·관 모두 국민 보건 증진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의료기기 허가 제도에 있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강 대표는 "민간과 정부 둘 다 컨센서스를 이뤄 국민 건강을 지켜야하는 미션을 공동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산업계가 적시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기존 임상 대비 시간·비용이 저렴한 분산형 임상시험(DCT)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선재원 나만의닥터(메라키플레이스) 대표는 국내 비대면진료 최신 현황을 제시하며, 공공-민간 의료데이터 연계에 따른 대표적인 선순환 사례라 언급했다. 

신 대표는 "비대면진료는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의료 접근 자율성과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환자로선 정확한 건강 상태가 (의료진에게) 전달이 돼 안전한 진료가 가능하고 과거 복용 약 정보나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공유되면서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 측면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조회해 보다 정밀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진료 준비와 자료 확인 과정이 간소화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환자가 실제 복용하는 약 이름과 복용량을 환자 설명 없이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의료AI 기업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의료비용 관리 측면에서도 디지털 의료 전환은 가장 합리적 방안인 만큼, 규제 혁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령화 시대 의료 시스템의 한계 또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기술과 AI를 이용한 비대면진료나 재택의료 융합은 경계 없는 의료를 구현하게 만든다. 국민과 의료계, 정책당국이 함께 의료 시스템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의료기술을 관장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도 산업계의 규제 혁신 요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면서 진료데이터를 총괄하는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채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은 "많은 데이터가 있어도 병원마다 데이터 형식이 다르면,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없으므로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는 만큼, 강력한 보안 시스템 구축을 통한 국민 신뢰 확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데이터 표준을 적용하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운영과 활용, 보안 등을 총괄하는 이제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계도 필요하다. 그래야 데이터 활용·효율성, 개인정보보호 등과 같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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