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약업계, 연속제조공정 도입해야"…종근당도 확인한 효과

제조공정 전문가들, BM서 CM으로 전환 필요성 강조
연속 제조공정, 제조 단가 낮추며 생산성과 품질 향상
CM 도입한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 생산 시간↓ 확인
종근당, 국내 대학과 연속 제조공정 도입 관련 연구
제조공정 간소화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시간 줄어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9-25 05:58

(왼쪽부터) 홍무선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트롤스 페데르센(Troels Pedersen) GEA 의약품 연속 제조기술 전문가. 사진=문근영 기자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제조공정 전문가들이 국내 제약업계가 연속 제조공정(Continuous Manufacturing, CM) 도입 트렌드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M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종근당이 진행 중인 연구에선 연속 제조공정 도입 필요성이 나타났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주최·주관한 '2025년 글로벌 제약혁신기술 세미나'가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기업을 비롯해 연구기관 등 제약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특히 연속 제조공정은 세미나에서 아우르는 핵심 단어였다. 국내외에서 제조공정 관련 연구를 진행했거나 설비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업계가 배치 제조공정(Batch Manufacturing, BM)에서 CM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홍무선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의약품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배치 제조공정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BM에서 CM으로 전환하고 있는 게 트렌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연속 제조공정을 활용하는 건 의약품 제조 단가를 낮추면서도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가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다른 규제 기관도 CM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FDA는 배양액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노폐물을 배출해 세포를 고농도로 키우는 관류(Perfusion) 방식으로 생산한 바이오의약품을 승인했다"며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나 얀센에서 생산하는 항체의약품이 CM을 적용한 사례"라고 부연했다.

의약품 제조 장비 전문가 트롤스 페데르센(Troels Pedersen)은 10년이 넘는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계에 CM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 제조 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 GEA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여러 산업 가운데 연속 제조공정을 표준으로 도입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산업이 '제약'이라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CM으로 하루빨리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약사에서 언급한 내용을 빌려 국내 제약산업이 연속 제조공정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CM이 더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신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원료를 줄이고 생산 시간을 단축하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대비 줄일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게임체인저"라며 "이런 의미에서 제약업체들이 연속 제조공정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용규 종근당 QA팀장. 사진=문근영 기자
종근당, 연속 제조공정 도입 위한 연구 진행 중…CDC 적용 시, 약 생산 시간 줄어

이번 행사에선 연속 제조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체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종근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용규 QA팀장은 세미나를 통해 의약품 제조 현장에서 확인한 CM 이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윤 팀장은 CM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의약품 디지털 제조 혁신'을 주제로 성균관대학교·부산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연속 제조공정 적용 시 공정 주기 시간(Process Cycle Time, PCT) 단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습식 과립 제품과 건식 과립 제품에 대해 CM 가운데 연속으로 직접 타정하는 공정(Continuous Direct Copression, CDC)을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CDC는 제조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어서 PCT가 줄어든다"고 부연했다.

BM과 CM 간 비교는 PCT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드러낸다. 윤 팀장은 배치 제조공정과 CDC를 대조한 자료를 근거로 BM으로 생산하면 배치 하나당 공정 시간이 40시간 이상 필요하고 PCT가 최소 30일로 나타났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반면 CDC를 적용했을 땐 원료 혼합, 타정, 코팅이 연속적으로 이뤄지기에, 같은 물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배치 하나당 20시간 이하로 줄었다"며 "PCT는 배치 제조공정 30일 대비 28일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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