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주한 의-정…필수의료-의대정원 선후 입장 '팽팽'

복지부 "선결 아닌 병행 정책…의료계 과학적 근거 제시해야"
의협 "필수·지역의료 대책부터…별도 재정 파격 지원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1-29 17:3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테이블에 다시 마주앉은 정부와 의료계가 필수의료와 의대정원 확대 정책 선후 관계를 두고 팽팽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29일 19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선결 조건이 아닌 보완·병행 추진 정책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환자와 소비자 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계 의견을 폭넓게 듣고 사회적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특히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방식이 비과학적이라는 의료계 주장도 꼬집었다. 정부 방식이 비과학적이라면 의료계가 언급한 과학적 근거나 기준, 원칙 등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해 달라는 지적이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과학적이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발전적 논의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며 "의대정원 확대를 검토함에 있어 정부가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학적 근거나 방법론이 있다면 언제라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협 비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 등 투쟁 선언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이라도 정상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 정책도 의정 논의도 언제나 최우선 판단 기준은 국민 생명과 건강 수호"라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 행동이 정상화될 수 없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이날 복지부는 의료계 일각에서 의대정원 확대 반대로 드는 논리도 하나씩 반박했다.

먼저 의료 접근성의 경우 국토 면적당 의사 수가 OECD 대비 많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짚었다. 의료 수요는 국토 면적에서 나오지 않는 만큼 수요를 가진 인구를 기준으로 하는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를 지표로 봐야 한다는 것.

아울러 의사 수 증가율이 3.4%로 OECD 평균인 1.4%에 비해 이미 높다는 주장도 착시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모수인 의사 수 자체가 적어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것.

특히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가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필수·지역의료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정부가 마땅히 지출해야 할 비용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이 만약 의대정원 확대로 인해 의사가 수익을 위해 과잉진료를 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 의사 개인 직업윤리 문제라는 점도 전제했다.

정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사 수 증가와 비윤리적 의료행위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저명한 노벨경제학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결론이기도 하다"며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이 사실처럼 반복 재생되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 의협은 필수의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당장 필수의료를 떠나는 이유는 의사 부족이 아닌 만큼,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의료저달체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사가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을 말하기 전에 배출되는 의사가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 대책과 로드맵부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이날 논의 예정인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정상화를 언급했다. 평가 절하된 필수의료 가치를 정상화하고, 지원책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건보 재정이 아닌 별도 예산 등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 의장은 "고강도 고위험 진료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무너지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첫 번째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필수·지역의료 종사자와 이를 희망하는 젊은 의사들 피부에 직접 느껴질 수 있도록 획기적이고도 파격적 지원책이 마련될 것이라 믿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