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편입 2년제 재고해달라' 국민청원 등장…'동의' 급증

교육부,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 검토…편입-졸업 단축
청원인 '특별과정은 4년제 숙원 이룬 간호사에 대한 모독'
열악한 근무환경이 근본적 문제…정부도 실현가능성 회의적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2-08 12:01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간호학과 편입 2년제를 도입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이를 재고해달라는 청원까지 국회에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등록 후 빠르게 동의 수가 늘고 있는 상태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국민동의청원에는 '간호학과 편입 2년제 양성제도 재고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에서 문제된 것은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이다.

앞서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간호대학 편입부터 졸업까지 걸리는 교육과정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집중과정)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사협회 요청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간호대 학사과정에 편입할 경우 졸업하는 데 3년이 소요된다. 3학년 과정부터 시작해 2년이 소요되는 다른 학사편입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국가고시 자격요건 달성을 위한 실습이 많기 때문인데, 충북대 등 몇몇 대학은 간호대 편입생을 받지 않기도 한다.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이 도입되면 간호대 편입도 졸업에 필요한 기간이 2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청원인은 "실습기관조차 없는 지방 전문대학에 간호과를 신설·증원해주는 것도 모자라 이제 2년제냐"라며 "어느 선진국에서 간호과 2년제를 수용하는가. 대한민국은 의료 후진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간호학과 4년제 일원화가 간호계 오랜 숙원이었음을 강조했다. 특별과정은 간호학과 4년제를 퇴행시키는 것으로, '간호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충분히 많은 간호사를 양성했음에도 임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가 적은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임을 지적했다.

청원인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태움에 신규 간호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언니, 저기요, 아가씨'로 불리며 의료인으로 인정받긴 커녕 갑질과 폭언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간호학원 몇 개월 다닌 간호조무사들과 일자리를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는 간호사를, 간병사보다도 더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의료인으로서 의무감과 법적 책임은 다 지고 살아가는 간호사를 처참히 짓밟는 이러한 정책은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6일 등록된 이 청원은 이틀 만인 현재 동의 수 2,000명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동안 이뤄지며, 5만명 동의가 얻어지면 접수 절차를 거쳐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이후 소관위 심사를 거쳐 채택되거나 폐기된다. 채택 시 본회의에 부의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는 7일 성명서를 내고 "편입생조차 3년 과정이 부족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특별과정이 도입되면 간호 교육 질은 낮아질 것"이라며 "간호사가 병원에 남을 수 있는 근무환경이 필요하다.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와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도 인력 부족 문제로 특별과정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행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습 시간과 졸업에 필요한 학점 등을 고려할 때 2년 과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처우 개선이 시급한 점도 인지하고 있어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간호대학장들과 직접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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