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비만 치료제', 남아있는 오해와 정체된 급여 정책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14 11:39

[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비만 치료제'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비록 '리덕틸(시부트라민)', '리모나반트(rimonabant)', '벨빅(Belviq, 로카세린)' 등이 안전성을 이유로 퇴출됐지만, 이후 등장한 GLP-1 유사체는 의사들에게 인정받으며 빠르게 비만 치료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중이다.

GLP-1 유사체는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장기간 안전성을 입증했고, 심혈관계 혜택, 그리고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줬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는 2017년 GLP-1 유사체 '삭센다(리라글루티드 3mg)'가 성인 환자에서 ▲BMI 30 이상(BMI ≥30 kg/m2) 또는 ▲체중 관련 동반 질환(고혈압, 제2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이상지질혈증 등)을 최소 하나 이상 보유한 BMI 27 이상(BMI ≥27 kg/m2)의 체중 관리에 저칼로리 식이 및 운동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BMI가 성인의 30 kg/m2 이상에 해당하고 60kg을 초과하는 만 12세 이상 만 18세 미만 청소년 환자에 적응증이 확대됐다.

해외에서는 GIP/GLP-1 수용체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가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 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효과와 안전성을 잡은 새로운 비만 치료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비만 치료는 국가 정책면에서 소외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구화된 식사 및 생활습관으로 인해 비만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은 '비만'은 '질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2019년 1월, 국내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의 급여가 시작됐다. 덕분에 기존의 내과적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고도 비만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만 환자들이 사용하는 '약물'에 있어서는 '급여'가 된 치료제가 없다. 비만 치료제는 발전하고 있으나, 치료 환경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렇다보니 진짜 비만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있어 비용적 부담을 호소한다. 비만 치료제의 가격은 지역별로 모두 다른데, 정해지지 않은 환자부담금에 따라 과도한 의료비 지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의하면, 비만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약값 문제로 치료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비만은 긴 상담 시간이 소요되지만, 상담 비용(수가)이 없다. 영양 상담, 운동 처방에서의 수가도 마찬가지다.

정체된 급여 정책과 더불어 국내에는 '진짜' 비만 환자가 아닌,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치료제를 사용한다는 큰 문제가 남아있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살 빠지는 약'으로 GLP-1 유사체와 관련한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아직 국내 허가 전인 티르제파티드에 대한 정보도 공유돼 있다. 심지어 일부 개원가들은 대놓고 비만 치료제를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 2001년 위장관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비만 약물이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가 수 년 후 처방이 급감한 사례가 있다. 약물에 대한 맹신으로 약물 오남용 현상이 나타났고,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에만 의존한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GLP-1 유사체 열풍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GLP-1 유사체는 비만 환자를 위해 사용돼야 하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 의사가 부작용 여부와 효과를 잘 관찰하고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또한 약에만 관심이 쏠리다보니 식사 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이 등한시되고 있다. 비만은 다양한 원인이 접목된 만큼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물 하나로 조절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비만은 미용이 아닌 건강을 해지는 질병이다. 부디 비만 치료제가 진짜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과 올바른 인식이 재정립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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