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3일 실시된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 고시장으로 입장하는 응시자들,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국가공인 전문약사 자격시험'이 올해로 2회차를 맞이하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문약사 제도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인된다.
오는 21일 '2024년도 제2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이 치러진다. 국가공인 전문약사 배출을 위한 시험이 시행된 지 2년이 됐지만, 저변 확대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동안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이 정해지지 않았던 탓이다. 다행히도 지난 13일 보건복지부는 마침내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 78곳을 지정해 고시했다.
수련 교육기관이 정해지면서 3회째인 2025년도 전문약사 자격시험부터는 민간 전문약사 자격을 가지지 않은 미특례 약사들도, 수련 교육기관에서 1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전문약사 제도 안착을 위한 본격적인 첫 발을 뗄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종합병원에서 약제부장으로 있는 병원약사 A씨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침내 수련 교육기관이 지정된 것에 대해 "전문약사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저변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전문약사가 아닌 새로운 전문약사를 배출할 수 있게된 만큼, 전문약사 제도를 안착시킬 수 있는 첫 발을 뗀 셈"이라고 평가했다.
A 약사는 "전문약사의 수가 아직 병원마다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전문약사의 저변이 확대되려면 기본적으로 전문약사의 전체적인 인원이 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약사들이 환자 옆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약사 인력 기준을 우선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금의 병원약사 인력 기준은 기본 제조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인력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A 약사는 "병원약사들이 업무를 하기 위한 인력 기준이 현실적으로 개선돼야 기본적인 조제업무 외에도 임상업무가 가능한, 전문약사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반이 제대로 구축된 이후 환자들의 치료 성과와 안전도가 높아졌음을 입증한 뒤, 당당히 전문약사 행위에 대한 수가 신설 등을 요구해야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약사 제도의 확대가 약물 치료 단계의 성과의 향상으로 이어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 A 약사는 "최근 사용하는 약물들이 많아지고, 환자별 상황이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약물 안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일반 약사들의 업무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전문성을 갖고 있는 약사들은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안전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문약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A 약사는 "병원에서 근무를 한 약사들은 전문성을 좀 더 강화해 환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과 요구가 굉장히 높다"면서 "스스로의 전문성을 증빙받고 싶은 부분들이 이미 전문약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동안 개별적으로 미국 전문약사를 따거나, 민간 전문약사 자격을 따는 등의 노력들이 있었다면서 "현장에서의 업무를 통해 이미 전문약사의 필요성은 많은 병원약사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련 교육기관 병원으로 지정됐더라도, 교육이 가능한 과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교육기관 신청 당시 교육 시설과 함께 국가 전문약사 자격 보유 여부 등도 고려했기 때문이다.
전문약사 자격시험은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정맥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등 총 9개 과목으로 병원에 따라 최소 1개에서 9개 과목까지 교육 자격을 인정받았다.
9개 과목을 모두 교육할 수 있는 병원은 대구가톨릭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6곳이다.
78개 수련 교육기관 인정 유효기간은 3년이다. 3년 후 재평가를 통해 고시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다만, 기관 지정 전문과목에 대한 추가 지정 절차는 매년 진행해 전문과목을 늘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련교육을 담당할 전문약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료기관들은 수련 교육기관 지위를 잃지 않거나 더 확대하려면 전문약사 고용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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