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진료지원업무(PA)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됐다. 제도화 단계에서는 현 시범사업에 비해 수행 기관이 확대되고, 일부 행위는 조정된다.
정부는 이같은 제도화를 통해 진료지원 간호사에 대한 관리체계를 명확화하고, 제도적 기반을 갖춰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피스앤파크에서 '간호법 제정에 따른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주요내용을 공개했다. 발표는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이 맡았다.
이에 따르면, 3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시범사업에서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한해 허용됐던 것보다 확대됐다.
진료지원업무 수행은 ▲간호법에 따른 자격을 보유한 전문간호사 ▲임상 경력이 3년 이상이고 교육을 이수한 전담간호사 등만 가능하다. 수행 의료기관은 원내에 의사·간호사 각각 1인 이상이 포함된 운영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운영위는 간호사별 직무기술서 심의·승인, 교육 이수 범위 내 직무 수행 관리·감독을 맡는 기구다.
진료지원업무 범위는 기존 시범사업 54개 행위에서 45개 행위로 통합·조정된다. 의사가 수행해야 하거나 일반 간호사가 수행 가능한 업무, 행위가 모호한 업무 등 13개를 제외하고 새로운 업무 10개를 추가한 후 조정통합한 결과다.
45개 업무는 총 7개 분야로 구성되며, '진료지원업무 행위목록 고시'를 통해 세부적으로 제시된다. 이 중 4개 분야는 공통 교육, 수술·시술·처치 등 3개 분야는 심화 교육 후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교육은 이론, 실기교육, 현장실습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교육과목, 교육내용, 교육시간 등을 구체화한 '진료지원업무 교육과정에 대한 고시'는 향후 마련될 예정이다.
교육기관은 대한간호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인 단체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 간호사 교육기관, 공공보건의료 지원센터 등에서 지정된다. 지정 평가 제도는 간호법 부칙에 따라 2027년까지 3년 유예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올해는 복지부 신고 및 승인으로 운영되고, 내년 예비도입 후 2027년 본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이번에 발표된 규칙에 포함되지 않은 행위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신고를 전제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간호사 중 수행 경력이 1년 이상인 경우부터는 임상 경력이 3년 미만이라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2년 이상 경력을 갖춘 간호사는 의료기관 장의 수행역량 평가를 거쳐 교육이 면제되고, 경력이 2년 미만일 경우 교육 간소화가 가능하다.
이외 자격증 발급 문제, 행위 수행 책임 문제 등은 더 논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남았다.
박혜린 과장은 "그동안 업무를 수행해왔던 인력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 현장에서 자격증 발급에 대해 많은 의견을 주시고 계시는데, 정부 입장에서는 시험이나 인증 과정을 통해 충분한 전문성과 자격이 검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이수한 것만으로 자격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에 제도 도입 초기에는 현 업무 수행을 허용하는 정도로 하되, 제도 성숙기에서 경력과 역량을 갖춘 경우에 자격증을 발급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기존 전문간호사 자격증 제도와의 정합성 부분에서도 고려할 부분들이 있는데,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 지 신속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위 수행 책임에 대해서는 "의료인 보호 관점에서 책임을 완화시켜 나가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어느 특정 주체에게만 책임이 귀속된다는 식으로 검토를 하는 것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를 통해 확보된 의견 등을 반영해 이번 입법예고 규칙을 정비하고 정부 규제 사전 심사 및 확인 절차를 거친 후 40일간 입법예고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최종안을 도출한 후 확정 및 공포한다. 법제처 심사 등에는 최대 2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까지 공포가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혜린 과장은 "전체적인 일정을 봤을 때 간호법 시행일인 6월 2일 이전에 시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규칙 시행일 전까지는 기존 시범사업을 이어가면서 직무를 보호하는 형태로 제도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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