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진입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사업화 더 속도내야"

최장 5년 걸리던 의료AI 매출 발생시점, 최근 1~2년으로 단축 
시행착오 겪었지만 인허가·의료 현장 인식 변화가 한 몫 
정주연 선임 VC "신규 기업 매출 발생시점 더 단축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7-16 05:56

카카오벤처스 정주연 선임 심사역(산부인과 전문의). 사진 = 카카오벤처스 제공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사업화 속도가 최근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허가 이후 첫 매출 발생까지 최대 4년이 걸렸던 과거에 비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보다 성숙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벤처캐피탈(VC) 전문가는 신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의료기기 인허가 이후 매출 발생 시점을 보다 앞당겨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15일 KV(카카오벤처스) 브라운백 미팅에서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카카오벤처스 정주연 선임 심사역(산부인과 전문의)은 "최근 투자가 이뤄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인허가에서 매출 발생까지 걸리는 시간은 1~2년으로 단축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허가부터 첫 매출 발생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1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행보라는 것이다. 

1세대 대표 의료AI 기업인 루닛은 2018년 5월 '루닛인사이트 CXR'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이후 첫 매출이 발생했던 시점은 2021년으로, 약 2년 반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뤄졌다. 

다른 의료AI 기업인 제이엘케이도 마찬가지다. 제이엘케이는 'JBS-01K'에 대해 2018년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매출 발생 시점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3년 11월이었다. 

코어라인소프트도 2016년 3월 'AVIEW-LCS'를 허가 받았지만, 매출 발생 시점은 2019년으로, 만 3년이 지난 후였다. 
국내 의료AI 스타트업 인허가 및 매출 현황. 표 = 카카오벤처스 발표 자료 캡처
이에 대해 정주연 심사역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여러 진통을 겪으며 비로소 뿌리내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대 설립한 1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업화에 성공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규제기관인 식약처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도 허가 업무(RA)와 관련한 노하우가 쌓였다. 현재는 인력들을 갖추고 분업화해 개발 업체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최근 설립한 벤처들은 인허가 시점부터 첫 매출 발생까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심전도 AI 진단보조 기업인 알피를 꼽았다. 

알피는 김중희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2021년 설립한 의료AI 스타트업이다. 그는 12리드 심전도를 활용해 심장질환 및 응급상황을 조기 진단하는 AI 솔루션 'ECG 버디(Buddy)'를 개발, 최근엔 실제 매출까지 일으켰다.

지난해 1월 ECG 버디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래 지난 4월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허가 시점으로부터 약 1년 3개월 만이다. 

현재 ECG 버디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분당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전국 45개 의료기관 응급실에서 심근경색, 심부전, 고칼륨혈증, 부정맥 등 중증 심장질환을 선별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 심사역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진정한 시작점은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이후부터라 강조했다. 

그는 앞선 기조강연에서 "디지털치료기기, 의료AI 기업들은 허가 이후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면서 "특히 2020년 이후 설립한 의료AI 회사들은 (매출 발생까지) 오래 기다릴 수 없다. 이제는 그 기간을 1년 이하로 단축시켜야 하는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인허가 단계부터 임상 현장을 미리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사용하는 사람들은 의료인이므로, 이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선 '사용자 경험-키 오피니언 리더(KOL) 유무-강력한 연구결과(논문)' 등 이들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정 심사역은 "여기에 리얼 월드 데이터(RWD)를 확보를 통한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며 "임상시험 데이터와 실사용 데이터를 모아 리얼 월드 에비던스(RWE)를 구축한다면, 분명 보험 급여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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