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 치료의 핵심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얼마나 낮게 조절하느냐이다. 모든 환자가 목표 달성을 하긴 어려우므로 가능한 강도 높고 효과적인 스타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는 플라크 감소 및 지질 강하 효과가 가장 강력해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진행을 지연시킨다."
백주열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과장
<사진>은 최근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LDL-C),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거나 HDL-콜레스테롤(HDL-C)이 감소된 상태로,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포함한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동맥 혈관에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세포 찌꺼기 등이 침착돼 혈관벽에 붙는 '플라크(plaque)'를 형성해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플라크 및 혈관 세포 증식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지면서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협심증 등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백주열 과장은 "이상지질혈증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식이요법이나 생활 습관 개선과 같은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약물 사용을 통한 조절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이상지질혈증은 약물 치료를 통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심근경색 등을 포함한 심뇌혈관 사건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혈관 내 지질 강하 및 플라크 감소를 통한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고강도의 스타틴 투여가 요구된다. 현재 고강도 스타틴으로 분류되는 약물은 크레스토와 아토르바스타틴이다.
두 약물 모두 반감기가 길어 강력한 지질 강하 효과를 보이지만, 국내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적응증을 모두 보유한 약물은 크레스토가 유일하다.
백주열 과장은 "ASTEROID 연구는 임상 사건 발생 여부 대신 영상 기반(혈관 내 초음파)으로 크레스토의 플라크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이 연구의 의의는 크레스토 투여군이 기저치 대비 죽종용적(PAV)이 평균 0.98% 유의하게 감소하고, 가장 심한 병변 PAV도 평균 6.1㎣ 감소해 죽상동맥경화증 퇴행에 대한 임상적 이익을 확인, 심뇌혈관 예방 기전을 보여줬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강도 스타틴을 사용한 국내 ARTMAP 연구에서도 ASTEROID 연구와 같이 플라크 부피 감소 경향성을 보였음을 입증했다"면서 "현재 고강도 스타틴으로 분류되는 크레스토와 아토르바스타틴은 플라크 부피 감소 및 안정화 효과가 탁월하다. 다만 지질 강하 효과는 크레스토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플라크는 일반적으로 30~50%까지 진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지만, 50~70% 정도 진행되면 진행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70~90% 이상 막히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러한 과정은 불과 1~2년 안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증상을 동반하면서 협착 정도가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즉각적인 중재술(PCI)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백 과장은 "스타틴을 복용하면 30% 수준인 플라크가 70%로 악화되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 즉, 60세에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을 80세 이후로 미룰 수 있다"면서 "또한 스타틴은 불안정한 플라크를 단단하고 안정된 상태로 변화시켜, 플라크 파열이 심근경색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크레스토는 혈중 지질 강하를 넘어 실제 심뇌혈관 사건을 지연시키고 예방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 교수는 JUPITER 연구를 통해 크레스토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도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준 것에 주목했다.
백 교수는 "JUPITER 연구는 비교적 낮은 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hsCRP(고감도 C-반응 단백) 염증 수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분류한 것과, 기존에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하지 않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며 "크레스토 20㎎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심혈관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는 이상지질혈증 약물이 심혈관 사건 예방에 효과적임을 보여준 중요한 임상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백주열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2024년에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FACT SHEET에 따르면, 20세 이상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60㎎/㎗ 이상이거나 지질강하제를 복용 중인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22년 기준 23.4%이다.
문제는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율이 낮고, 이로 인해 치료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30~40%에 달하는데, 이는 이상지질혈증이 있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는 질환은 환자가 스스로 불편함을 느껴 병원을 찾게 되지만, 이상지질혈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Q. 이상지질혈증 진단율과 치료율이 낮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 않나.
과거에는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선별이 필수 항목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일부 인구에서는 검진 기회가 제한적이다.
또한, 콜레스테롤 검사 수치의 정상 범위만을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환자의 나이, 당뇨 및 고혈압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년 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계산해 적극적인 진단을 해야 한다.
치료 또한 개별적인 위험도 평가와 더불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심혈관계 위험도 평가에서 초고위험군, 고위험군, 중등도 위험군, 저위험군에 따라 목표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에 대한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40~75세 사이 연령대에 집중돼 있지만, 30~40대 비교적 건강한 청년들도 콜레스테롤 약을 미리 사용하면 40~50대 이후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임상결과가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다.
현재 약 복용이 꼭 필요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향후 발생할 심혈관 위험을 미리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1차 예방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점에서 이상지질혈증 조절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므로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 여부의 결정 그리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Q. 이상지질혈증 진단율을 높이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 검진을 통한 정기적인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흡연자 그리고 고혈압이나 당뇨 진단이 되었을 경우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체를 통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적 효과는 이미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위한 2차 예방적 효과는 이미 충분히 연구되고 정립됐다.
반면, 질환이 없는 환자들에 대한 1차 예방 효과에서는 진료 지침의 발전과 정립이 더욱 요망된다.
1차 예방의 대상자 중에는 스스로 심뇌혈관질환이 없고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료진이 환자의 10년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했을 때, 리스크가 10% 이상으로 나타나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권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자 본인은 질병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심장 내에 20~30% 정도의 플라크가 존재할 수도 있다.
문제는 대부분 무증상이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렵고, 이로 인해 스스로 건강하다고 착각하며 지낸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스타틴을 복용하게 되면, 혈관 내 존재하던 플라크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환자의 심혈관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그 리스크를 기준으로 어떤 환자를 1차 예방의 대상자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더욱 견고한 치료 지침과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Q.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의 핵심 치료제이자 1차적으로 선택하는 약물이다. 약을 처방하게 되는 기준은.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판단하는 진단 기준과 스타틴 사용 기준은 조금 다르다.
이상지질혈증 진단기준으로만 판단할 시 LDL이 160㎎/㎗ 일때 스타틴 사용이 권고된다.
그러나 스타틴 사용은 LDL이 160㎎/㎗ 이하라고 해도 심뇌혈관 위험인자가 있거나, 심뇌혈관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도 가능하다. 이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을 위한 치료 치침이라고 본다.
2022 국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 따르면, 고혈압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위험인자가 1개 이하인 경우는 LDL-C 160㎎/㎗ 미만, 2개 이상인 경우는 LDL-C 130㎎/㎗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심혈관 위험도 평가에 상관없이 스타틴은 1차 치료 전략이며, 목표 LDL-C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의사가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판단하는 10년 위험도 평가 점수의 리스크가 10% 이상이거나, 환자의 위험 인자(나이, 가족력, 고혈압, 흡연, 40㎎/㎗ 이하의 HDL-C 수치 등)를 평가해 스타틴 사용을 권고할 수 있다.
로수바스타틴을 이용한 JUPITER 임상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 이하인 대상자에서도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효과를 입증한 만큼, LDL-C가 125~130㎎/㎗ 정도이고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환자라면 다른 심혈관질환이 없더라도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
Q. 고강도 스타틴인 '크레스토'의 주요 임상 내용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크레스토 주요 임상으로는 ASTEROID 연구, ARTMAP 연구, JUPITER 연구 등이 있다.
먼저
ASTEROID 연구는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에서 최근 1년 이내, 3개월 이상 스타틴을 복용한 적이 없는(statins-naive) 관상동맥질환 환자 507명을 대상으로 크레스토의 관상동맥 경화증 진행 지연 및 역전(regression) 효과를 평가한 단일군, 오픈라벨, 다국가 연구다.
혈관 내 초음파(Intravascular Ultrasound, IVUS)를 활용해 죽종용적(Percent Atheroma Volume, PAV) 변화를 측정했으며, 연구 종료 시점인 24개월 후, 총 349명의 환자에서 IVUS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크레스토 투여군은 기저치 대비 PAV가 평균 0.98%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가장 심한 병변(10㎜ subsegment)의 죽종용적도 평균 6.1㎣ 감소해 죽상동맥경화증의 퇴행에 대한 임상적 이익을 확인했다. 총 죽종 용적(Total atheroma volume, TAV) 역시 평균 6.7% (중앙값 6.8%) 감소하며 기저치 대비 유의한 감소 결과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LDL-C는 기저치(baseline)는 평균 130.4㎎/㎗에서 60.8㎎/㎗로 53.2% 감소했으며, HDL-C는 43.1㎎/㎗에서 49.0㎎/㎗로 기저치 대비 14.7% 증가했다.
ARTMAP 연구는 스타틴 치료 경험이 없는 경증의 관상동맥 죽상경화성 경화반을 동반한 3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크레스토 10㎎와 아토르바스타틴 20㎎를 각각 투여해 죽상경화반 감소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 배정, 오픈라벨, 전향적 임상연구이다.
1차 평가변수로 베이스라인 대비 6개월 시점의 총 죽종부피(TAV)의 변화율을 살폈다. 그 결과, 크레스토는 아토르바스타틴 대비 유의하게 더 큰 총 TAV 감소 효과를 보였다.
한국인 경증 관상동맥경화증 환자에서 크레스토 10㎎은 아토르바스타틴 20㎎ 대비 관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JUPITER 연구는 크레스토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를 평가한 대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으로,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중장년층 1만78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크레스토 20㎎ 투여군은 12개월 시점에서 LDL-C 수치가 55㎎/㎗로 50% 감소하고, hsCRP 수치도 2.2㎎/L로 37% 낮아졌으며,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 질환a 발생 위험이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혈관 원인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키는 등 유의한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돼 연구가 조기 종료됐다.
크레스토 복용군에서 암이나 근병증 등 특정 부작용의 유의한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새로 진단된 당뇨병 발생률은 위약 대비 더 높았다.
Q.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장기 처방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크레스토의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을 어떻게 평가하나.
스타틴은 약제를 중단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은 매우 드물다.대부분의 부작용은 약제 용량 조절이나 완화 요법으로 가능하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근육통, 당뇨, 변비, 간질환등이 있다. 특히 당뇨 부작용은 주로 당뇨 전단계인 환자들이 스타틴을 사용할 때 약 9% 정도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사건 감소로 인한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약물 유용성이 부작용 위험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사용 후 4~6주경에 지질 강하 효과 확인과 더불어 간기능, 당뇨 발생 등의 확인을 하고, 이후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동반된다면 문제없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간기능 검사, 당뇨 검사와 더불어 LDL 콜레스테롤 수치 그리고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처방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전성 측면에서도 크레스토는 좋은 약이라고 판단한다.
Q. 심장내과 과장으로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상지질혈증은 증상이 없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에 관심을 갖는 사람과 무관심한 사람은 10년 뒤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이상지질혈증의 노출은 심혈관 사건의 위험도 누적의 결과를 만들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조기 이상지질혈증의 조절이 매우 중요함을 말해 준다.
정기적이고 꾸준한 지질 혈증 여부 확인과 더불어 진단 후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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