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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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동국제약이 창립 6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 회사는 1968년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후 '대한민국 최고의 토탈 헬스케어 그룹'을 미션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키우면서 성장을 꾀하는 중이다.
특히 동국제약은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일반의약품, 헬스케어를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며,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확장 등을 진행 중이다.
주력 사업 지위는 이 회사 매출액에서 드러난다. 메디파나뉴스가 공시(연결 재무제표)·기업설명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헬스케어 사업이 동국제약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23.05%, 18.99%, 34.49%다.
해당 수치를 더하면, 주력 사업 매출액 비중 합계는 올해 상반기 동국제약 실적에서 76%가 넘는다. 비중 합계가 전년 동기 78% 대비 소폭 줄었으나, 2023년부터 70%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품목 앞세워 전문약 매출↑…기술력 바탕으로 R&D 지속
사업 부문별로 구분하면, 전문의약품 사업 매출액은 증가세다. 동국제약은 2019년에 전문의약품 매출액 1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이후 전문의약품 매출액은 매년 증가했고,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이 증가하는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전문의약품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974억원 대비 8.2% 늘었다. 동국제약이 전문의약품 상반기 실적으로 1000억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 확대가 나타난 배경엔 전신마취제 '포폴(프로포폴)', 항암제 '로렐린데포(류프로렐린아세트산염)',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로수탄젯(로수바스타틴칼슘, 에제티미브)', 야뇨증 치료제 '데스민(데스모프레신아세트산염)' 등 주요 품목이 있다.
이 가운데 포폴과 로수탄젯 매출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8.6%, 11.9% 증가했다. 또한 동국제약은 같은 기간 데스민과 로렐린데포 매출액을 각각 연평균 9.5%, 6.4% 늘렸다.
동국제약이 R&D를 거쳐 확보한 기술은 이런 성과를 뒷받침했다. 이 회사는 포폴에 합성·입체 화학기술을 적용했으며 약물전달시스템(DDS)을 기반으로 로렐린데포를 개발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실적 성과를 이어갈 새로운 전문의약품 출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 '마이크로스피어'를 적용한 말단비대증 치료제 'DKF-MA201'와 체내 약물 독성을 줄이는 기술 '리포좀'을 활용한 진균감염 치료제 'LA-101'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마데카솔 등 일반약 국내 시장 점유율 상승…약국 직거래 늘린 게 주효
일반의약품 사업 부문은 전문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약 일반의약품 매출액은 2018년 1000억원을 넘어선 후 증가세가 이어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주춤했으나, 이후 최대 실적을 회복한 데 이어 지난해 1614억원까지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로 나타내면, 일반의약품 매출액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8.1% 증가한 셈이다. 또한 동국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일반의약품 매출액(868억원)을 전년 동기 792억원 대비 9.6% 늘리며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주요 품목은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전립선 비대증 개선제 '카리토포텐연질캡슐(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15~25→1))'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23년 80.4%에서 지난해 92.4%로 높인 바 있다.
동국제약이 1970년에 출시한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도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품목이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마데카솔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29.5%에서 2023년 31.7%로 늘었으며 지난해 35.9%까지 상승했다.
일반의약품 직거래 비중 확대는 이런 성과를 끌어낸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동국제약 일반의약품 매출액 중에서 약국 직거래 비중은 2022년 82.5%에서 지난해 85.6%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고객(약국)과 접점을 늘린 게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 R&D로 이런 성과를 이어갈 품목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천연물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카리토포텐연질캡슐, 마데카솔과 같은 품목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탈모 치료제, 경구형 치질약을 연구 중이다.
헬스케어 사업, 동국제약 성장 견인…포트폴리오 다각화·유통채널 다변화
주력 사업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헬스케어 사업은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동국제약은 헬스케어 사업 매출액을 2017년 810억원에서 지난해 2736억원으로 8년 새 3배 이상 늘렸다. 연평균 성장률로 환산 시, 매년 19% 증가한 셈이다.
이 회사 실적에서 헬스케어 사업 매출액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사업 실적보다 커진 건 2019년부터다. 당시 헬스케어 사업 연간 매출액(1357억원)은 처음으로 전문의약품(1081억원)과 일반의약품(1210억원) 실적을 뛰어넘었다.
동국제약은 헬스케어 사업 성공 요인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꼽는다. 천연물 원료 쓰임새를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 확장하며, '센텔리안 24'를 런칭하고 품목 라인업을 늘린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유통채널 다변화도 헬스케어 사업 매출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이 회사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해외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또한 동국제약은 지난해부터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을 비롯해 다이소,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유통 비중을 확대하며 판매 수수료를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중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마데카솔 주요 성분인 센텔라 정량추출물을 기반으로 '마데카 메디패치' 등 의약외품을 개발했고, 건기식 브랜드 '마이핏'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하며 2029년까지 개별인정형 건기식 5개 품목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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