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더 이상 절망의 질환 아냐"‥대한혈액학회의 희망 메시지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헌혈 참여 당부…"생명 나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용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26 11:35


매년 5월 28일은 '세계 혈액암의 날(World Blood Cancer Day, WBCD)'이다. 2014년 독일의 국제 비영리단체 DKMS가 제정한 이 날은 혈액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골수 기증자와 혈액암 환자를 연결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세계 각국에서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붉게 점등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기념일이다.

대한혈액학회는 '세계 혈액암의 날'을 맞아 혈액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혈액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혈액암은 일반인에게 폐암이나 간암, 위암 등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결코 드문 질환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5초마다 한 명씩 림프종이나 백혈병 등의 혈액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신생아부터 80~90대 고령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병 가능성이 있다.

혈액암은 크게 급성백혈병, 만성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으로 나뉜다. 급성백혈병은 골수 내 비정상 백혈구가 급속히 증식하는 질환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반면 만성백혈병은 서서히 진행되며 림프종은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이 주요하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내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골 파괴, 빈혈, 신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

혈액암 치료는 최근 몇 년간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뤘다.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CAR-T 세포치료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며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모두 향상됐다. 특히 조혈모세포이식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를 확대했다.

대한혈액학회 관계자는 "혈액암은 더 이상 절망의 질환이 아니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치료에 임한다면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혈액암 퇴치에 있어 일반 시민의 참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한혈액학회는 헌혈과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통한 생명 나눔 참여를 호소했다.

혈액암 환자들은 항암치료로 인한 빈혈, 혈소판 감소 등으로 인해 반복적인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건강한 성인의 헌혈 한 번이 환자에게 생명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 환자들에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비혈연 간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약 2만분의 1로 매우 낮다. 기증 희망자 수가 많을수록 환자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찾을 가능성도 높아지기에 헌혈의집이나 적십자사를 통한 기증 등록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기 진단 역시 치료 성과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혈액암의 주요 증상으로는 원인 불명의 발열, 식은땀,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이 있으며, 잦은 멍이나 출혈, 창백함이 지속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아울러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이 커지거나 복부 팽만, 골 통증, 감염의 반복 발생더 혈액암의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은 "세계 혈액암의 날을 맞아 혈액암 환자와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전한다. 학회는 지난 수십 년간 혈액질환 치료와 연구의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재발성 혈액암 환자도 면역치료제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되는 등 치료 성과가 뚜렷하다"면서도, 여전히 적합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건강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환자와 가족 모두가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치료에 임해달라"며 "대한혈액학회도 더 나은 치료법 개발과 환자 지원에 계속해서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