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026 수가협상, 7개 전 유형 타결…평균 인상률 2%

마라톤 끝에 합의…2018년도 이후 최초로 전 유형 타결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 1.93%, 상대가치 연계 투입 0.07%
병원 2.0%, 의원 1.7%, 치과 2.0%, 한의 1.9%, 약국 3.3%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31 10:5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이 전 유형 타결로 마무리됐다. 공급자 단체들은 이번 협상이 "유독 힘든 싸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각기 다른 어려움을 안은 채 조금이라도 환산지수를 높이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이어졌고, 결국 30일 시작된 협상은 31일 오전 7시가 돼서야 종료됐다. 전 유형 타결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한 7개 공급자 단체와 수가계약을 완료하고, 재정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협상 결과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이며, 여기에 상대가치점수 연계로 0.07%가 추가돼 전체 평균 인상률은 2.0% 수준이다.

유형별로 보면 병원 2.0%, 의원 1.7%, 치과 2.0%, 한의 1.9%, 약국 3.3%, 조산원 6.0%, 보건기관 2.7%로 타결됐다. 수가 1% 인상 시 약 6978억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협상에 따른 추가소요재정은 총 1조 394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환산지수 인상에 1조 3433억원, 상대가치 연계에 515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병원 유형은 환산지수 1.2%에 수술·처치 및 마취료의 야간·공휴일 가산을 50%에서 100%로 확대했고, 응급의료행위 가산도 50%에서 150%로 조정됐다. 의원급에 적용되던 토요가산도 병원급으로 확대됐다.

반면 의원 유형은 지난해 인상률 1.9% 중 0.5%만이 환산지수에 직접 반영됐고, 나머지 1.4%는 진찰료 인상으로 사용돼 차등 적용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올해는 병원과 의원 유형 모두 환산지수 인상률 중 0.1%를 상대가치 연계로 분리해 적용했다. 병원은 2.0%에서 1.9%를 환산지수로, 0.1%를 상대가치 연계로 설정했고 의원은 1.7% 중 1.6%를 환산지수, 0.1%를 상대가치 연계로 구분했다. 
 

올해 추가소요재정 1조 3948억원은 매년 증가해온 밴드 규모 흐름을 이어간다. 2018년 8234억원에서 시작해 2019년 9758억원, 2020년 1조 478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에는 9416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 1조 666억원, 2023년 1조 848억원, 2024년 1조 1975억원, 2025년 1조 2708억원에 이어 2026년에는 다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은 코로나19 상황보다도 더 복잡한 의료대란 속에서 진행돼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필수의료체계 유지, 가입자 부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균형점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재정위원회 내 소위원회 회의에서 치열하게 조정됐다. 30일 오후 3시 시작된 재정소위는 전년도 대비 10% 감산된 수준인 1조 1437억원(밴드 1.64%)을 제시했지만, 공급자들과의 간극이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후 10시 회의에서는 환산지수 인상률 1.79%가 제시됐고, 병의원 유형의 상대가치 연계 여부에 따라 수가조정률을 유동적으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31일 0시부터는 병의원 측이 상대가치 연계를 수용하면서 밴드 규모가 1.99%로 상향됐고, 오전 3시 30분에는 최대 2.03%까지 제시됐다. 2.03% 재정 사용 시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연계 소요재정을 명확히 구분해 표기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됐다.
 
왼쪽부터 치협 마경화 단장, 의협 박근태 단장, 약사회 오인석 단장, 한의협 유창길 단장, 병협 유인상 단장

올해 수가협상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째는 병원 유형의 진료비 실적이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감소한 점을 고려해, 단순한 SGR 순위 적용 외에도 각 유형의 현실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특히 순위가 낮은 치과와 한방 유형에 대해서는 수가협상 타결 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장성 강화 및 수가정책지원을 권고하기로 부대결의가 이뤄졌다.

둘째는 보험료 동결과 경기 침체 속 재정 구조의 어려움이다. 비상진료체계 운영과 필수의료 확대 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이미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공급자는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 인상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협상 기간 중 가입자-공급자-공단이 함께 소통 간담회를 갖고 상호 입장 조율을 시도했다.

셋째는 행위 간 불균형 조정이다. 병원 유형에서는 비용보상률이 낮은 투약 및 조제료, 의원 유형에서는 진찰료를 중심으로 재정을 투입해 상대가치점수와 연계한 조정을 시도했다. 이는 단순한 평균 인상률이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 개선을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수가계약은 오는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김남훈 이사는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가입자, 공급자, 정부,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인 수가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운영위원회는 이번 수가계약 결과를 의결하며 ▲수가 결정구조 개선과 새로운 지불제도 마련 ▲건강보험 국고지원 법정 지원율 준수 ▲실효성 있는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 ▲치과·한방 유형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 등을 부대의견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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