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장기화에 '전문의' 배출 끊긴다…政 결단해야"

7일 의료윤리연구회서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교수 강연 진행
올해 호흡기내과 1년차 전공의 '제로'…시험 제한 정책 비판
전공의는 근로자 아닌 피교육자…수련 시스템 전면 재설계해야
의대생 더블링 수업 불가피…정부, 책임 회피 말아야
최 교수, 이번 주가 고비…의정합의 가능성 기대감 표명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7-08 05:56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1년 4개월 이상 지속돼 온 의정갈등을 정부가 결단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전문의 배출이 끊기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전공의와 의대생은 특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료윤리연구회 세미나에서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무너진 전공의 교육, 무얼 준비해야 하나'라는 발제로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지난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년에 전국에서 700명 정도의 내과 의사가 배출되고 이 중 호흡기 내과 의사는 10명~20명밖에 안 나온다. 지금은 의정갈등으로 그 수치도 반토막이 더 나버렸다"며 "올해 1년차는 제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가 전공의한테 특혜를 준다고 하면서 전문의 시험을 못 치게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을 못 치면 전문의 배출이 안 된다. 특히 필수과라 불리는 소아과, 호흡기 내과는 다 죽는다"며 "(정부가) 그런 점을 모르고 있다. 지금도 너무 많은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전공의 시험 제한 정책을 제도 운영의 '특혜'로 볼 것이 아니라 필수 진료과 소멸과 환자 생명 위협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최창민 교수는 "가면 갈수록 호흡기 내과는 의사가 거의 없다. 지쳐가고 점점 더 안 하게 된다. 그런 기피과들은 빨리 시험을 쳐야 된다. 시험을 쳐서 전문의를 배출해야 한다. 안 그러면 들어올 전공의도 더 안 들어오고 나중에는 아무도 안 한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부터 5일까지 전국 사직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수련재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전공의 중 약 70%가 정부가 지정한 필수과목 전공의였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전공의들이 복귀할 경우 병원 근무인력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전문의로 성장해야 할 피교육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련 시스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전공의들은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와 근로자로서의 정체성에서 혼란을 겪어 왔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로 교육과 수련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 및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대생들이 복귀할 경우 24학번과 25학번이 함께 수업을 해야 함에 따라 교육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그 부담을 교수와 학생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되며 정부도 제도적·행정적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최 교수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교육 시스템을 몇 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야 되면 할 것이다. 학생들이 들어온다고 하면 정부도 이에 대한 부분을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 주요 주체들이 갈등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달까지는 구체적인 해법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최 교수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대전협이나 학생들, 대한의사협회도 의정갈등 해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이 해결할 타이밍이다. 이번 주, 다음 주에는 결정된 것이 나와야 할 것이다. 아마 나올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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