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마침내 '노동조합' 깃발‥"값싼 노동 아닌 의료의 미래"

수련병원 전역 아우르는 전국 단위 노조 결성
"과로·탈진의 악순환 끊고 인권 보장 요구"
환자 안전·사회적 연대 강조…9월 14일 발대식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9-01 17:13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수십 년간 과로와 탈진 속에서 의료현장을 지켜온 전공의들이 이제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나섰다. 9월 1일 공식 출범한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은 "혹사의 정당화는 끝났다"며 근로기준법·전공의법 준수와 전공의 인권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전공의노조는 국내 모든 수련병원을 포괄하는 전국 단위 직종별 노조로, 전공의 권익 보호와 의료체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유청준 위원장은 "법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전공의들은 항의조차 하기 어렵다"며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과 전공의법을 준수하는 환경을 만들고, 전공의 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오는 9월 14일 오후 1시,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래는 설립 전언문 전문이다.


오늘 우리는 전공의들의 가혹한 근로 환경의 악순환을 끊고, 무너져가는 의료를 바로 세우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수많은 전공의들이 밤을 지새우며 병원을 지켜왔지만, 그 대가는 과로와 탈진, 그리고 인간다운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소모되지 않을 것이다. 

전공의는 단순히 값싼 노동력이 아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문가이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나 현재의 수련환경은 전공의의 인권을 짓밟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전공의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의료시스템은 결코 올바른 의료로 이어질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닌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한다. 전공의들은 서로를 위해 연대하고, 같은 처지에 놓인 우리 사회의 노동자, 약
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은 다음을 선언한다.
- 우리는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와 책임을 나눌 것이다.
- 우리는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당당히 선언한다. 

"혹사의 정당화는 끝났다. 전공의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라." 
2025년 9월 1일 
대한전공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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