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경쟁에 시장 나뉜다…동반질환-가격 '핵심'

치료제·제네릭 출시, 위고비 美 IRA 적용 등 가격 하락 시작
보험-미용 시장 분화…동반질환-가격 경쟁력 '핵심' 부상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8-28 11:58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비만 치료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약'과 '미용 소비재'로 나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시장은 동반질환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DS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비만 치료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며 시장 개편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다.

내년부터 비만 치료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GLP-1 출시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다. 올해 연말 노보노디스크 'Oral semaglutide'와 내년 8월 일라이 릴리 'Orforglipron' 등 경구제가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며, 주사제로는 노보노디스크 복합제 'CagriSema'가 내년 1분기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기존에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가 양분하던 시장에 경구제와 주사제가 추가되면서 가격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2027년부터는 미국에서 IRA(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에 따른 위고비 약가 인하도 예정돼 있다. IRA는 메디케어 지출 상위 품목에 대해 약가를 인하하는 것으로, 노보노디스크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인 오젬픽과 위고비, 리벨서스가 IRA 목록에 등재됐다. 협상 가격은 오는 11월말 이전 발표될 예정이나, 1차 IRA 약가 인하율이 37.6~78.6%까지 광범위했다는 점과 위고비 보험 가격과 DTC 가격 차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하율이 50%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제네릭 출시 역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도즈 등 복수 제네릭 업체가 캐나다에서 위고비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산도즈의 경우 캐나다 위고비 가격이 60~70% 인하될 예정으로 밝혔다. 캐나다 위고비 가격에 70% 인하를 적용하면 109 캐나다 달러로, 한화 11만원 수준이 된다. 이 경우 미국과 캐나다는 국경이 맞닿아 있어 약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에서도 내년 3월 세마글루타이드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 출시와 가격경쟁, 약가 인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DS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세 가지 원인에 따라 내년부터 시작될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가 시장 분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보험 시장과, 가격 하락이 수요를 폭증시킬 수 있는 미용 시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보험 적용을 위해선 질환을 입증해야 해 단순한 체중 감소율보다는 '동반 질환'에서 필요로 하는 바이오마커 달성 수준이 GLP-1 가치 핵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반질환은 임상 근거가 높은 질환과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나뉜다. 임상적 근거가 확보된 심혈관, 신장질환, 고혈압 등 대사성 동반질환은 선발주자가 경쟁 우위를 굳히고 있고, MASH, 알츠하이머, 골관절염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은 신 시장 창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초창기 극단적인 체중 감소율 경쟁은 한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단적 체중 감소율이 필요한 환자는 BMI 40 이상 초고도비만 환자 대상으로 한정되며, 이 같은 환자에서도 급격한 체중감소는 이롭지 않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향후 보험시장에서 GLP-1 경쟁은 시장성 높은 동반 질환 우선 선점이 시장점유율 확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후발주자의 경우 투여 경로, 빈도, 안전성 등 질환 특성에 따른 차별화가 이뤄져야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미용 시장은 소비재 시장으로, 가격 하락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등장한 DTC(Direct-to-Consumer) 시스템이다. 보험 청구를 거치지 않고 제약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현금 기준 약가 프로그램이다. 일라이 릴리는 ' LillyDirect'를 통해 젭바운드를 용량에 따라 349달러에서 1049달러에 판매하며, 노보 노디스크는 'Novocare'를 통해 위고비 전 용량을 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DTC 시스템은 보험 과정을 생략하고 소비자에게 현금 기준으로 판매해 공개된 단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상품 가격을 쉽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DTC 시장 주요 대상자인 비교적 경미한 비만이나 미용 수요층은 일정 수준 이상 체중 감소가 필요하지 않아 효능보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가격 투명성 역시 가격 민감도를 높인다. 실제 최근 일라이 릴리가 영국에서 젭바운드 가격을 170%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위고비 판매량이 500~600% 증가하며 미용환자 가격 민감도를 확인했다.

미용 시장에서 가격 다음 핵심 요소로는 투약 편의성과 내약성을 꼽았다. 배송이 편리하고 환자가 손쉽게 투약할 수 있는 편의성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김민정 DS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는 생활형 소비의 폭발적 증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가격 장벽이 낮아질수록 의료적 수요뿐만 아니라 체형 관리와 미용 목적 대중 소비층까지 유입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쟁 심화와 가격 인하에도 비만 치료제를 통한 제약사 이익은 증가할 것이란 점도 짚었다. 지난해 발간된 'Estimated Sustainable Cost-Based Prices for Diabetes Medicines'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 비용 기반 경제성 평가 결과 GLP-1 세마글루타이드 원가 기반 가격은 오젬픽의 경우 월 0.81~3.53달러, 리벨서스는 월 27.9~59.4달러 수준이다. IRA에 따라 위고비 가격이 현금가 499달러 대비 50% 이상 인하되더라도 98% 이상 고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가격 하락이 미용 시장에서 폭발적 수요 상승을 유도한다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급격한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제약사가 획득하는 총 이익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보기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가속…GLP-1·MASH 병행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가속…GLP-1·MASH 병행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한미약품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재편 흐름에 맞춰 본격적인 진입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글로벌 선두 기업인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와의 경쟁에서 '2nd mover' 전략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5일 DS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이 2026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가속 중이며, 상용화 시점에서 GLP-1 시장 내 후발 핵심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분석했

마운자로, 비만 원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 치료 적응증 추가

마운자로, 비만 원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 치료 적응증 추가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릴리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의 효능·효과에 '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에서 중등도~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OSA) 치료를 위한 보조제'가 명시됐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가 의약품 효능·효과 변경(추가) 요청에 대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운자로의 효능·효과 변경(추가) 요청에 대한 타당성 여부 자문을 위해 지난 6월 19일 중앙약심 회의를 진행했다. 마운자로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2형 당뇨병

비만약 '위고비' 지방간염 치료제로 승인

비만약 '위고비' 지방간염 치료제로 승인

노보 노디스크 [메디파나 뉴스 = 이정희 기자]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FDA로부터 중증 간질환의 일종인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취득했다. 이로써 위고비는 MASH 치료제로 승인을 취득한 최초의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MASH는 미국 성인의 약 5%가 이환하는 진행성 간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FDA의 이번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2부로 구성된 연구 가운데 1부에서 위고비 투여그룹이 위약 투여그룹에 비해 MASH와 간경변을 수반하는 환자에서 간상태를 개

위고비, 비만치료제 최초 MASH 치료제로 FDA 승인

위고비, 비만치료제 최초 MASH 치료제로 FDA 승인

노보 노디스크는 현지시간으로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위고비(세마글루티드 2.4mg)'의 추가 적응증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승인 대상은 성인 비 간경변성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환자 중 중등도에서 중증 단계(F2-F3에 해당)의 간 섬유화를 동반한 환자군이며, 저열량 식이와 신체 활동 증가를 병행한 치료를 전제로 한다. 승인은 보충신약허가(sNDA)를 근거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 FDA의 가속 승인은 ESSENCE 3상 임상시험 파트 1의 결과를 기반으

염증성 장질환 환자 30%가 '비만', 10년 새 2배 이상 증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 30%가 '비만', 10년 새 2배 이상 증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영향으로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만 유병률이 일반인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황성욱·김민규 교수팀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1만1216명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한 결과, 평균 비만율이 2008년 13.1%에서 2021년 29.8%로 2.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 증가와 함께 혈당, 콜레스테롤 등 대사 증후군과 관련된 혈액학적 지표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염증성 장질환과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