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비만, 개인문제 아니다…설탕세 등 정책대응 필요"

 '2025 소아·청소년 비만현황과 대책' 주제로 보건의료포럼 개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 속도 가속…사회적·경제적 요인이 작용
의료현장 "비만은 질병… 낙인·건강보험 미적용으로 관리 어려움"
"가당음료 설탕세, 전 세계 108개국 시행…한국도 도입 필요"
복지부 "비만, 국가 아젠다로 추진 중… 설탕세는 사회적 합의 필요"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8-28 05:56

(왼쪽부터) 김현창 연세대학교 교수,  박은철 연세대학교 교수, 김재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겸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 정혜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소아청소년 비만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구조적 문제로 인식돼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경제, 환경 등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과 함께 낙인 없이 실효성 있는 개입 방안, 설탕세와 같은 제도적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2025 소아·청소년 비만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열린 보건의료포럼 전문가들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첫 연자인 김현창 연세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소아비만, 무엇이 문제인가'를 발제로 "비만 및 과체중의 절대 규모는 아직 서구보다 낮을지 모르지만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여자보다 남자의 비만 증가가 빠르고 어린 나이일수록 증가 속도가 빠르다. 또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초등학생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 영향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라고 사회적·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비만율도 높다고 덧붙였다.

또 "비만은 더 이상 보건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경제·교육·사회·문화·체육·식품·가족 및 주거·교통·환경의 문제다. 이에 보건복지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비만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부처와 사회 전체가 합심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연자인 설아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는 '소아청소년 비만, 진료·관리를 위한 적극개입전략'을 발제로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의 과체중 및 비만 소아청소년 진료의사와 환자의 부모를 대상으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진료·관리 현황 및 장애요인 조사’를 수행했던 연구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설아람 박사는 이 조사에서 "의사와 부모 모두 공통적으로 ‘비만 낙인’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며 "비만인 아이들만을 선별적으로 진료 및 관리할 경우 낙인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왕따나 따돌림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 대상 조사에서 비만정책에 대한 만족도 자체는 높게 나왔으나 인지도는 많이 낮았다. 그래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홍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대상 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 대상 조사에서는 비만이 건강상으로 굉장히 중대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지적됐으며, 비만 예방관리 및 치료를 향상시키기 위해 현실적인 보상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세번째 연자인 박은철 연세대학교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대책으로서 설탕세 도입'을 발제로 "가당 음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계층은 10대로 10세에서 18까지 청량음료, 과일음료, 채소음료 등을 제일 많이 먹는다"며 "특히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경우 추가된 칼로리를 다른 음식 섭취를 줄이지 않기때문에 체중증가와 비만이 진행된다. 액체 형태의 첨가당은 설탕이 포함된 고형식품보다 대사증후군 등의 건강위험을 더 크게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세금을 부여하고 있다. 박 교수는 2022년 7월 기준 who 보고서를 인용해 "108개 국가에서 가당음료 설탕세를 받고 있다. 10% 부가가치세를 받는 것에 추가적으로 건강과 관련해 더 받는 나라가 멕시코, 칠레, 영국, 프랑스 등 108개국이다. 그중에 가당탄산음료에 부가하는 나라가 105개국"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러 국가에서 가당음료 설탕세 도입을 통해 세수를 확대했다. 영국은 시행 첫해에 2.4억만 파운드(한화 4435억원)의 세수를 확보했다. 포르투갈은 첫해에 8000만유로(한화 1260억원)을 거뒀다. 이에 한국도 GDP의 0.01%를 설탕세로 부과할 경우 2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설탕세 도입은 직접적인 건강증진향상 효과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가당음료 소비를 감소시켜 비만율과 충치발생률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신규 비만예방 및 조기사망을 예방 등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음료산업계가 자발적으로 무가당 또는 저가당 음료로의 전환과 소아청소년과 성인에 대한 장기적 비만관련 만성질환의 의료비 지출을 줄여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제고할 수 있다. 아울러 확보된 재원을 소아청소년 건강증진사업과 비만·만성질환 연구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당음료 설탕세 도임을 제도화하기 위해 법률 개정안이 2021년 2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된 상태로, 입법화추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정소정 대한비만학회 부회장겸 건국대병원 교수은 "중요한 것은 건강 체중이라는 개념을 소아청소년도 보호자도, 주변 어른들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 체중에서 넘어가면 과체중, 부족하면 저체중이기 때문에 건강 체중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예방적인 정책과 교육 및 진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한마디로 ‘라이프 스타일 중재’라며 “사회적으로 그런 중재를 때를 놓치지 않고 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겸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는 "소아청소년 고도비만인 경우 3차 병원으로 오게 된다. 1, 2차 병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아이들이 병원에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결국 개인의 노력이나 의료기관의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 경제, 정책들이 바뀌어야 이 모든 것들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건강보험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진료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결국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환자 보호자가 오롯이 부담해야 되는 문제점가 있고 그런 문제들로 인해 병원도 필요한 인력 채용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소아청소년 비만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사회 전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활동이 우선돼야 하겠다. 또 관련 프로그램을 정부뿐만 아니라 단체로도 확대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설탕세 도입은 식품회사로 하여금 더 건강한 상품을 제공하도록 유인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제도라는 데 상당히 공감한다. 그래서 설탕세 도입 배경이나 이렇게 걷어진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짚었다.

정혜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소아청소년 비만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국가적 아젠다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2018년도부터 복지부에서도 비만대책을 수립했고 특히 이번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로 소아비만을 채택해서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비만예방차원에서 국민인식개선을 위한 홍보·교육 등을 강화하고 건강한 식습관, 생활 습관, 신체활동에 대한 환경조성 등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국정과제로 삼은 이후 교육부, 문체부, 식약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비만대책을 수립하고, 특히 소아비만에 대해서는 맞춤형 중점 관리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설탕세의 경우 인상 깊게 발제를 들었다. 하지만 설탕세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 수용성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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