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CT 낡아가는데 품질은 그대로?…품질검사 무용론 대두

품질검사 3개 기관 무한경쟁에 피검기관 눈치…부적합율 0.1%
남인순 "영상품질 판독 학회에 맡겨 독립성 확보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0-12 10:47

 
국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graphy(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 노후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품질관리 검사 부적합율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검사 기관이 무한경쟁 구도에 피검기관 눈치를 보며 부적합 판정을 내리기 어려워 품질검사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에 따르면 특수의료장비 영상품질 검사결과 부적합 비율은 지난 2006년 14.8%, 2007년 10.2% 수준에서 2017년 이후에는 0.2%, 0.1%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노후도는 높아지는 가운데 99.9%는 적합 판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남 의원은 "품질검사 무용론은 검사관리와 중립적 판독을 분리하지 않은 부적적한 경쟁구조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당초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검사 업무는 지난 2005년부터 영상품질관리원에 단독 위탁해 수행됐다. 그러나 독점에 따른 수수료 인상과 품질관리 검사 질 저하라는 의료계 등 현장 의견이 제시됐고, 2011년부터 등록·위탁제로 전환됐다. 지난 2016년 한국의료기기기술원, 2018년 한국의료기기평가원이 품질관리검사기관으로 등록, 경쟁체제가 완성됐다.

품질검사 부적합율은 2016년까지 2%대였으나 경쟁기관이 생긴 2017년부터는 0.4%로 떨어졌고, 2021년 이후로는 0.1%대를 유지하고 있다.

남 의원은 "의료계 등 현장 의견을 파악한 바 3개 검사기관은 일반 검사관리와 영상판독업무를 동시 수행하며 무한경쟁을 하고 있어 부적합 판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상품질 판독은 철저히 중립적 판단이 요구되지만, 검사위원이 검사기관에 전속돼 있어 기관 입장을 고려할 수 있는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 기관은 다음 검사에서 피검기관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어 중립적 판단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남 의원은 특수의료장비 노후도에 따른 수가 차등이 없어 중고장비 도입이 늘고 노후 장비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MRI와 CT, Mammo 등 세 가지 장비 모두 10년 이상 장비 비율이 36~40%에 달했다. 중고장비 비율은 각각 21.4%, 22.7%, 31.6%로 집계됐다.

남 의원은 "노후 정도나 품질에 관계없이 똑같은 검사 수가를 보상해 주다 보니 의료기관은 값비싼 최신장비보다 중고장비를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노후도나 성능과 연계한 수가차등제 도입을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수가차등제 도입과 영상판독 독립 체계 도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대한영상의학회(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를 의료영상판독전문기관으로 지정해 독립 판독체계를 도입, 검사관리와 판독을 분리해야 한다"며 "종합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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