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고민하는 식약처·제약업계…수액제 GMP 규제 조화 기대

올해 말까지 대용량 수액제 GMP 규제 조화 방안 도출 계획
기술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 마련하는 연구 진행
식약처와 제약업계, 여러 번 만나며 연구 방향 공유 및 논의
연구서 도출한 결과물…공청회 등 거쳐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6-11 06:00

(왼쪽부터) 김정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 의약품품질과장, 천청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연구위원. 사진=문근영 기자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가 대용량 수액제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규제 조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일방적 규제가 아니라 소통 측면을 부각한 움직임이 무균의약품 GMP 규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식약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해 국내 업체와 '무균의약품 GMP 규제 조화 이행 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식약처가 개정한 '무균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을 준수할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용량 수액제 GMP 규제 조화는 식약처와 업계가 올해 말까지 이행 방안을 도출할 과제로 꼽힌다. 김정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의약품품질과장은 이와 관련해 10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연구 목적 등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무균의약품 GMP 기준 개정으로 대용량 수액제를 제조할 때 부조제단위(Sub-lot) 무균시험을 실시해야 해서 기존 대비 시험이 늘어나게 됐다"며 "이를 기술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 등을 마련하는 연구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했는데, 국내에서 수액제를 공급하는 HK이노엔, JW중외제약, 대한약품공업 등 업체와 여러 번 만났다"면서 "지난 4월 킥오프(Kick-off) 미팅에선 프로토콜(Protocol)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연구가 과거에 실시한 규제와 차이가 존재한다고 봤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개정한 후 프로토콜 양식을 배포한 시절과 달리, 의약품을 공급하는 업체와 소통하는 연구로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이젠 과거보다 깊이 있는 자료가 필요하고 제조소마다 장비가 다양하기에 현업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이렇게 공동의 이슈가 있어서 업체들이 한데 모여 연구를 진행하는 걸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천청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연구위원은 김 과장 발언을 뒷받침했다. 천 위원은 지난 4월 킥오프 미팅에 이어 지난달에 1차 워크숍을 가졌다며, 참여 주체 간 방향성 공유를 강조했다.

이날 천 위원은 "연구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식약처와 업체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 도출로 이어진다"면서 "조만간 2차 워크숍을 진행하고 3개월에 걸쳐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에서 도출한 결과물로 공청회 등을 거쳐서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무균의약품 GMP 규제 조화가 가능한지 평가하고, 업계에서 느끼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매개변수 기반 출하(Parametric Release)는 천 위원이 언급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수액제를 제조한 후 무균시험을 실시하는 게 아니라, 공정 관리로 유입 가능한 미생물 등을 차단해 무균시험 없이 출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천 위원은 "외국은 매개변수 기반 출하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 업체가 곧바로 이렇게 갈 순 없지만, 이번 연구를 무균시험이 없더라도 출하 가능한 단계로 나아가는 중간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김 과장은 업계와 나눈 얘기를 공유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기술은 계속 발전할 테니, 머리를 잘 써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신규 설비 등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GMP를 준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GMP는 정답이 아니라 목표와 목적이 있는 것이기에, 다른 방법으로도 GMP를 준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으면 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데, 이렇게 모여서 방향성을 공유하고 논의하면 GMP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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