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자 유출에 4조6천억 손실‥"국립대병원 재정립 시급"

진료비·교통비·기회손실까지 포함한 연간 순비용 4조6천억원
"중증일수록 지역 병원 외면"…신뢰 회복이 관건
정부 지원 요구 80.9%…진료 역량·전문인력 확충 시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6-16 11:2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사 인력난, 필수의료 붕괴, 전공의 집단 이탈까지 겹치며 지역의료는 구조적 붕괴 상태에 다가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진료 과목이 사라지고 환자들은 몇 시간 거리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자 유출이 단순한 '진료 선택권'의 문제가 아니라,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과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국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순비용은 최대 4조 6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교통·숙박비만 따져도 4121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총 17개 국립대학병원이 있으며, 이 중 11곳이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지역 국립대학병원은 일반적인 환자 진료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필수의료 수요를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최종 치료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인력 양성과 의학 연구의 핵심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 담긴 국민 인식조사 결과는 그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격차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1.2%, 비수도권 의료서비스 수준이 '미흡하다'는 응답도 76%에 달했다.

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수도권 선호는 더 뚜렷해졌다. 경증질환의 경우 지역 국립대학병원 이용 의향이 54.1%였으나 중증질환은 43.5%, 상세불명 질환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방문 의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응급의료 상황에서는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신뢰가 비교적 높았다. 응급 상황에서 해당 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69.4%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정부에 대한 정책적 요구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국립대학병원 역량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3%,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9%에 달했다. 개선이 시급한 영역으로는 ▲전문의료인력 확보(81.0%) ▲응급질환 진료 역량 강화(80.5%) ▲중증질환 진료 강화(80.1%)가 꼽혔다.

연구팀은 "국립대학병원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의료체계의 완결성을 제고하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비효율로 인한 사회 전반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병원은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 명시돼 있으나, 민간 대형병원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정부는 책임의료기관 제도 등을 혁신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국립대학병원이 해당 지역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이용 환경을 책임 있게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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