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성 교수, 세계 최다 단일공 로봇수술 달성‥해외 바라본다

[인터뷰]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 문혜성 센터장
다빈치 SP 도입 5년 만에 1500례…정밀성·안전성 검증
원격수술·HUB 플랫폼으로 국경 넘는 교육·의료격차 해소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로봇수술 준비 시작해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8-12 05:56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 문혜성 센터장(산부인과).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 문혜성 센터장(산부인과)이 다빈치 SP 시스템 도입 5년 만에 단일공 로봇수술 세계 최다 집도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이 성과에 머물지 않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로봇수술 술기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7월 세계로봇수술학회(SRS) 참석도 그 노력의 연장선이었다.

문 교수는 "2년 전 SRS에서는 임상의 비중이 적었지만, 올해는 의사뿐 아니라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엔지니어까지 함께해 로봇수술의 관심과 발전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2009년 이대목동병원에서 첫 로봇수술을 시작했고, 2019년 이대서울병원에 국내 두 번째로 다빈치 SP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단일공 로봇수술에 집중해 1500례를 달성했다.

SP 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 부위 2cm 미만의 절개로 시행하는 최소침습 수술로, 국내에는 2018년 도입돼 산부인과·비뇨의학과·외과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상처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 시야와 공간 확보가 용이하며,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10배 확대된 시야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복강경 단일공 수술은 기구 간 충돌과 시야 제한 등으로 양성질환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지만, 다빈치 로봇수술기는 더 다양한 적응증에서 최소침습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2014~2018년 다빈치 SP를 이용한 산부인과 단일공 로봇수술 636건 분석에서, 가임기 여성의 74.4%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합병증 발생률은 2.5%로 낮았다. 수술 중 통증과 출혈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세계 최다 집도, 임상성과로 입증한 로봇수술의 장점
로봇 원격수술, 차세대 트렌드로 부상

문 교수의 세계 최다 집도 기록은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는 미국, 호주, 중국, 대만 등 국제학회에서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 시연과 강의를 통해 로봇수술 술기를 전파해왔다.

최근 문 교수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로봇 원격수술(telesurgery)'이다. 의사가 로봇시스템을 원격 제어해 먼 거리에 있는 환자를 수술하는 방식으로, 2001년 뉴욕의 프랑스 의사팀이 6230km 떨어진 스트라스부르 환자(68세)에게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린드버그 수술(Lindbergh operation)'이 시초다.

이후 2~3년 사이 다양한 로봇시스템을 통한 원격수술 시도가 이어졌다. 중국은 캉두오(Kangduo) 시스템으로 미국·앙골라·프랑스를 연결한 원격수술에 성공했고, 일본은 히노토리(Hinotori) 시스템으로 국내 원격수술을, 미국은 다빈치5를 활용해 미·프 간 원격수술 교육 시연을 했다. 인도 역시 SSi 만트라 시스템으로 인도·프랑스 간 원격수술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리브스메드(Livsmes)의 '스타크 시스템'이 원격 의료 전문기업과 협력해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시카고 간 3000㎞ 거리 원격로봇수술 시연에 성공했다.

문 교수는 "통신 기술 발전과 다양한 로봇시스템의 임상 적용이 원격수술 확산의 배경"이라며 "원격진료가 보편화 돼있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세계적 동향의 원격수술이 현실화가 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원격의료가 이제 시작 단계인 우리나라도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UB 시스템으로 거리의 한계 넘어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는 SP 단일공 로봇수술 시스템에 '인튜이티브 허브(Intuitive Hub)'를 도입, 국내외 외과 의사들에게 실시간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허브는 수술 장면을 실시간 스트리밍하며 화상 소통을 지원하는 디지털 솔루션으로, 산부인과·비뇨의학과·대장항문외과·갑상선외과·간담췌외과 등 다양한 분야 집도의들이 참여해 국가 간 의료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2026년 미국 인튜이티브 써지컬과 협력해 SP 단일공 로봇수술의 체계적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문 교수는 "HUB 시스템을 통한 교육은 외과 의사들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능해 환자 진료 공백과 시간·비용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 13일 열리는 제10차 이화의료원 로봇수술 심포지엄에서는 인튜이티브 허브 도입을 기념해 외과 및 부인과 라이브 서저리가 진행된다. 로봇수술센터는 ▲수술 표준화 ▲교육 환경 고도화 ▲환자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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