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유한양행이 '렉라자(레이저티닙)' 성과를 이어갈 '면역항암제'를 찾고 있다. 자회사 이뮨온시아를 통한 연구개발(R&D), 신약 파이프라인 'YH32364' 임상 등 활동은 유한양행이 무엇을 기치로 내걸었는지 드러낸다.
24일 이뮨온시아는 코스닥(KOSDOQ) 상장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의약품 연구개발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특히 단클론항체와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R&D에 힘쓰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끈 대목 중 하나는 유한양행이 이뮨온시아가 연구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IMC-001(PD-L1 단클론항체)' 국내 판권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이날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IMC-001 상용화 과정에서 유한양행이 보유한 인·허가 및 판매 역량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유한양행 미래 먹거리로 공급하는 전초기지의 역할도 예상해 본다"고 말했다.
이는 이뮨온시아 면역항암제 개발 배경엔 유한양행이 있다는 걸 설명한다. 유한양행은 2016년에 미국 항체신약 개발 기업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이뮨온시아를 설립했고, 이뮨온시아 지분 67%를 보유 중이다.
유한양행이 합작법인 형태로 이뮨온시아를 설립한 목적은 면역항암제 개발이다. 유한양행 자본 및 임상 개발 역량과 소렌토 테라퓨틱스 기술력이 만나면, 면역항암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가 이뮨온시아를 통해 8년여 전 시작한 면역항암제 개발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한양행은 2023년 소렌토 테라퓨틱스 파산에 따라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이뮨온시아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또한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으며, 지난해 3분기엔 이뮨온시아 주식 1100만주를 이뮨온시아에 무상 증여했다. 당시 유한양행이 보유한 이뮨온시아 지분율은 90.9%에서 무상 증여 후 76.9%로 감소했다.
유한양행이 무상 증여한 이뮨온시아 주식은 면역항암제 개발과 맥이 닿는다. 최근 이뮨온시아가 기업 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유한양행에서 받은 주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서다.
통상 어떤 회사가 기업을 공개하는 경우, 구주를 통해 투자자를 구하는 게 아니라 신주를 발행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와 달리, 이뮨온시아는 자사주를 활용해 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는 이뮨온시아가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공모에 자사주가 쓰였기에, 공모자금이 이뮨온시아로 유입되는 구조다. 공모가 밴드 최저 가격 3000원으로 설정하면, 약 274억원이 이뮨온시아로 들어간다.
유한양행이 보여주고 있는 면역항암제 개발 노력은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 이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면역항암제 후보 'YH32364' 1/2상을 승인받았다. YH32364는 2018년 유한양행이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 1/2상은 2029년까지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 과발현이 나타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YH32364를 투여해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항종양 활성을 평가한다.
YH32364는 유한양행이 국산 신약 31호 '렉라자(레이저티닙)' 뒤를 이을 제2·3 렉라자 후보로 꼽는 항암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렉라자를 승인한 후 경영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등 전략을 도입해 바이오 벤처기업, 학계 등이 참여하는 공동연구 및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협력한 게 성과로 나타났다며, 제2·3 렉라자를 찾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프로젠과 면역항암제 관련 R&D 계약도 맺었다. 지난해 7월 양사는 신약 개발 전문가로 구성한 신약 개발 위원회를 통해 성과를 도출하겠다며, 첫 번째 공동개발 과제로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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