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국 대형화에 영업·마케팅 대응방안 고심

창고형 약국 방문한 제약업체, 디자인 등 요소 확인
소비자 선택권 커지면 일반약 마케팅 중요성 높아져
제품 인지도 끌어 올리는 마케팅 고민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가 약 선택하기에 제약업체는 진열 방식 확인
눈에 띄는 곳에 놓기 위한 영업 경쟁 벌어질 가능성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7-18 11:59

사진=문근영 기자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약국 규모가 커지며 제약업계에서 변화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마케팅과 영업 관련 요소를 확인하면서 소비자에게 선택받고 매출 확대를 끌어낼 방안을 생각하는 모양새다.

문을 연 지 한 달 정도 지난 창고형 약국이 17일 사람들로 붐볐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약국 건물 밖에서 주차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이 줄을 이었고, 내부에선 다양한 품목을 둘러보며 약을 구매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모습은 소비자가 창고형 약국을 활용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이날 메디파나뉴스 확인 결과, 제약업계는 창고형 약국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관점이 바뀌면, 창고형 약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업체별 일반의약품 마케팅 현황, 약국 내 제품 진열 방식은 제약업계가 창고형 약국에서 확인한 내용으로 꼽힌다. 새롭게 등장한 약국 모델을 영업·마케팅 관점에서 살펴보는 모양새다.

창고형 약국을 다녀왔다고 밝힌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메디파나뉴스와 질의응답에서 제품 디자인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비자 선택권이 커졌기에, 시각 등 감각적인 측면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는 "기존 약국과 달리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비교한 후 구매한다"면서 "소비자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제품 디자인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창고형 약국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약국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이어지는 경우에 눈길을 끄는 이미지, 제품 포장 형태와 재질 등 요소가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도 결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다른 업계에서 나타난 소비자 중심 트렌드가 제약업계까지 퍼졌다며, 약국 대형화는 업체별로 일반의약품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B씨는 "제약업체 입장에선 유통 구조 변화가 마케팅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있다"면서 "소비자와 일반의약품 접점이 커지면, 업체는 디자인 등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제약업계는 마케팅에 이어 영업 측면에서 창고형 약국 내 제품 진열 방식을 확인했다.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따라 소비자 눈에 띄는 빈도가 달라지고, 이런 요소가 매출 증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창고형 약국을 방문한 영업부서 직원과 얘기를 나눈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약사가 증상에 맞는 일반의약품을 추천하는 구조와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효능 및 효과를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구조는 차이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효능 및 효과가 유사한 품목을 같은 장소에 진열하는 경우, 바닥에 가까운 곳이 아니라 소비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제품을 놓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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