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ESG' 글로벌化 경쟁…삼성바이오·SK바사 '두각'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급 공개 기업은 소수…삼성바이오·SK바사 선도
한미·유한·한독 등 국제 표준 중심 대응…데이터 공시 확대는 과제
다수 기업, 국내 평가(KCGS) 중심…글로벌 투자기관 신뢰 확보 필요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8-04 05:58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글로벌 투자자 기준에 맞추기 위해 ESG 평가기관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다만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등 글로벌 등급을 실제 보고서에 명시해 관리하는 기업은 일부에 그쳤으며, 다수 기업은 KCGS(한국ESG기준원) 등 국내 평가나 국제 가이드라인 준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메디파나뉴스가 올해 발간된 국내 제약바이오 19개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들이 ESG 등급을 '투자자 신뢰 확보'와 '글로벌 파트너링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전사적 대응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은 MSCI·서스테이널리틱스·CDP 평가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RE100 이행과 공급망 ESG 리스크 진단, 인권영향평가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 글로벌 ESG 평가기관은 단순한 평판지표가 아니라 해외 투자와 파트너링 계약의 주요 참고지표"라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신뢰를 확보하려면 ESG 데이터 공개 범위 확대와 정량 지표 개선을 통한 평가등급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ESG 평가 대응을 가장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MSCI ESG 평가 A등급, 서스테이널리틱스 리스크 점수 관리,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보고 등을 수행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Scope1·2 배출 검증 ▲여성 관리자 비율 확대(목표 30%) ▲협력사 청렴계약 체결률 100% 관리 등을 핵심 지표로 설정해 공개했다. 또한 SASB, TCFD, UNGC 등 글로벌 공시 기준을 모두 반영해 해외 투자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KCGS 평가 3년 연속 A등급, MSCI 2년 연속 A등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를 유지·개선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PPA) 확대 ▲2030년 Net Zero 목표 로드맵 수립 ▲글로벌 협력사 대상 ESG 리스크 진단 및 개선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서스테이널리틱스가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공급망 관리와 생물다양성 항목 대응을 위해, 원료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윤리·환경 평가 체계를 정례화했다.

GC녹십자는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급을 '해외 투자유치와 글로벌 라이선싱 협상'의 핵심 지표로 보고 대응 범위를 넓혔다. 2024년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2035년 50% 감축)와 CDP 보고 참여 계획을 명시했다. 또한 협력사 ESG 자가평가서 도입, 인권경영 이행률 점검 체계 구축 등 서스테이널리틱스의 사회(S) 항목 평가를 강화하는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외 이중 평가 대응 전략을 공식화한 곳도 있다. 한미약품은 KCGS·MSCI 평가 개선을 위해 SASB·TCFD·UNGC 등 글로벌 표준에 맞춘 공시 체계를 도입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Scope3 데이터 공개, 협력사 인권 모니터링, 이사회 다양성 제고 등이 MSCI 평가 개선 과제로 보고서에 제시됐다. 유한양행은 KCGS 평가 A등급을 유지하며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급 상향을 위해 TCFD 기반 기후 리스크 관리와 여성 관리자 비율 목표(2027년 25% 이상)를 신규 공개했다.

한독은 Access to Medicine Index 기반 글로벌 보건 형평성 전략과 더불어 ESG 데이터 공개 범위를 확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재활용률, 임직원 DE&I 지표를 정량화하고, 국제 ESG 평가기관 요구사항에 맞춘 외부 검증을 강화했다. 보고서에서는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급을 글로벌 파트너십 성사 및 해외 투자자와의 신뢰 구축 지표로 관리한다'고 명시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ESG 평가 대응을 위한 단계별 목표를 공개했다. MSCI 등급 상향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추가 설정하고, 데이터 보안·책임 있는 연구개발 지표를 신설했다. 제뉴원사이언스와 에스티팜은 각각 UNGC·CDP·ISO26000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과 서스테이널리틱스 평가 항목 공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제뉴원은 올해부터 공급망 ESG 리스크 진단결과를 정량화해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HK이노엔, 대웅제약, 보령, 동아ST, 일동제약, 종근당, 파마리서치 등은 이번 보고서에서 글로벌 ESG 평가기관 대응 관련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윤리경영, 공급망 상생, 환경 관리 활동을 중심으로 ESG 성과를 소개했으며, 해외 투자기관이 참고하는 정량적 ESG 지표나 평가결과 공개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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