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서 노보 역전한 릴리…연내 신무기로 입지 다질까

美 GLP-1 RA 점유율, 릴리 53.3% vs 노보 46.1%
당화혈색소·체중 감소 측면서 마운자로 앞선 결과  
연내 경구용 GLP-1인 오포글리프론도 FDA 허가 신청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5-02 11:55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GLP-1 제제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일라이 릴리가 처음으로 노보 노디스크를 앞질렀다. 

GIP/GLP-1 이중 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한 '마운자로·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의 뛰어난 체중 감소 효능 등이 매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릴리는 올해 연말 경구용 GLP-1인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FDA 허가를 신청해 GLP-1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1일(현지시간) 릴리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 콜을 열고 GLP-1 미국 내 시장 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릴리 데이비드 A. 릭스(David A. Ricks) 회장 겸 CEO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강력한 판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 해를 순조롭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릴리는 역대 처음으로 미국 내 GLP-1 제제 점유율에서 노보 노디스크를 앞질렀다고 했다. 

아이큐비아가 미국 내 인크레틴 시장을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분수령은 작년 12월이다. 이때부터 릴리는 GLP-1 제제 시장 점유율에서 노보를 앞질렀다. 

이 격차는 올해 1분기 들어 극명해졌다. 3월 25일 기준 릴리 점유율은 53.3%까지 올라선 반면, 노보는 46.1%까지 하락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한때 60%를 넘던 노보로선 뼈아픈 상황이다. 
일라이 릴리 2025년 1분기 컨퍼런스 콜 발표 슬라이드 캡처.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작년 4월을 기점으로 점유율이 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터제파타이드가 세마글루티드 대비 우월한 효과를 나타낸 게 크다는 분석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만 작용하는 세마글루티드와 달리 터제파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에 동시 작용한다. 

이에 터제파타이드는 세마글루티드와 직접 비교한 SURPASS-2 임상에서 우월한 당화혈색소(HbA1C)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중 감소에 있어서도 터제파타이드는 세마글루티드와 직접 비교한 SURMOUNT-5 3b상 연구를 통해 세마글루티드 대비 47% 개선된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임상에서 세마글루티드 대비 비교 우위를 보인데 이어 터제파타이드 미국 내 공급이 원활해진 점도 점유율 역전의 이유로 꼽힌다. 

릴리는 2023년부터 터제파타이드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제조시설 확장에 지속 투자해왔다. 이에 작년 8월부터는 미국 내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공급 문제가 해소된 바 있다. 

여기에 릴리는 경구용 GLP-1인 오포글리프론의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오포글리프론은 하루에 한 번 먹는 경구용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최근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의 글로벌 임상 3상인 ACHIEVE-1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오포글리프론 최대 용량(36mg)을 복용한 참가자는 40주 동안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가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오포글리프론을 복용한 참가자의 체중은 최대 7.9%가 감소했으나 회사는 아직 체중 안정기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체중 감량이 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올해 연말 비만 치료제로서 오포글리프론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 신청을 확대할 계획이다.  

릭스 CEO는 "(마운자로·젭바운드와) 효능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용 편의성과 대규모 제조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오포글리프론에 대한)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LP-1 제제 판매 호조에 힘입어 릴리 1분기 전체 매출은 127억2900만달러(약 18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억95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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