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주치의제 7년째 시범사업…본사업 전환 안개속

김예지 의원 '장애인 건강주치의시범사업, 본사업 위한 방안 간담회' 개최
의료계 전문가 "통합적 지원설계 필요…일반 건강주치의 연계 검토"
현장 관계자 "여성·장애 특성 반영…성공사례 통한 홍보 강화 필요"
정부 기관 "수가 개선·단계적 접근으로 제도 활성화 추진"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8-30 05:56

(왼쪽부터)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임재영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장, 임현규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부 장애인건강과장, 이찬우 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장애인 건강주치의제가 7년째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면서 낮은 참여율과 제한적인 서비스, 다학제 접근 부재 등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홍보 강화, 재정·수가 보완, 장애인 주치의제도 기반 통합적 방문·재택 진료 확대, 여성장애인 맞춤형 지원 등 구체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복지부는 본사업 전환과 관련한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아 향후 추진 방향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다.

29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열린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본사업을 위한 방안은?'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고혈압·당뇨병 유병률이 2.5배 높고, 만성질환 보유 개수도 약 2배 많다"며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는 의료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꾸준한 건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가 제한적인 서비스와 다학제 부재, 낮은 의료인 참여율로 인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으며 7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시범사업 대상을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했음에도 참여율이 1%에도 못 미친다"며 "내년 시행 예정인 통합돌봄법에서도 건강주치의제도가 장애인 건강관리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장 겸 서울의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올해 7월 기준 주치의 등록 의사는 1500명, 참여 장애인은 1만4000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의사 면허 대비 참여율은 여전히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당사자들의 제도 인지도도 낮아 최근 조사에서 70% 이상이 해당 제도를 모르고 있었다"며 홍보 부족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이에 ▲다학제 접근 활성화 ▲장애인 건강주치의와 주장애주치의 연계 및 협력 강화 ▲방문간호·진료 중심의 방문보건체계를 넘어 장애인 주치의제도 기반 통합적 방문재활 도입 등을 제도 정착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제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계 전문가들은 장애인 건강주치의시범사업 개선을 위해 장애인의 의료선택권 확대, 장애인 건강의료지원 외에 식생활·주거·자립생활·임시보호 등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호승희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장은 장애인 의료선택권 확대를 위해 한의 분야의 강점을 활용한 한의 건강관리의사 도입 모델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일상 통증관리, 소화 및 배변 장애 개선, 수면 개선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혁 충북대 의대 교수는 시범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주치의 제도가 없는 국내 환경에서 일차의료의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부족하고, 성공 사례의 부재로 도전 의욕이 제한적이다. 장애계에서는 본인부담 비용이 가구 상황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어 상황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사업 전환을 위해서는 장애인 건강의료지원 외에도 식생활·주거·자립생활·임시보호·긴급돌봄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그동안에는 주치의제도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만이라도 기반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으나, 현 정부 들어 국정과제로 통합돌봄과 주치의제가 채택됐다"며 "해외에서는 장애인 건강주치의와 일반 건강주치의를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두 제도가 하나로 연결되기 때문에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는 일반 건강주치의제가 발전할 수 있는 교두보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들과 직접 대면하는 현장에서는 장애인의 성별과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사업 설계와 낮은 참여도를 개선하기 위한 성공 사례 발굴·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혜영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사무총장은 "현재는 성별·장애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보편적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며 "여성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다학제 전문가 배치,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은 "4차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사업을 모르는 장애인이 대부분이다. 긍정적인 홍보보다는 제도가 부족하다는 지적만 주로 들린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증 장애인일수록 방문재활·방문진료에 대한 선호가 높다.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를 의료기관뿐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연결해 장애인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 주최로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본사업을 위한 방안은?' 토론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와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앞선 의료계·장애계 전문가들의 지적에 공감을 나타냈다. 동시에 재정·인력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주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불제도평가부장은 "참여 저조는 제도 인지율 부족과 더불어, 의사 입장에서는 낮은 수가,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 부담 발생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도  "지난해 4차 시범사업에서 경증 장애인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중증 장애인에는 더 높은 수가를 책정했다. 방문진료료는 기존보다 50% 인상했다"며 제도 개선에 대한 노력을 언급했다. 

이어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된 네트워크 마련, 다학제적 팀 구성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1인 의원이 많아 간호사 채용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수가 마련만으로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박향정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사업실장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제안해준 의견을 반영해 성공 사례를 발굴하는 등 다각적으로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현규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부 장애인건강과장은 "본사업 전환을 위해서는 다학제적·종합적 지원이 중요하지만, 재원과 인력 문제로 인해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뿐 아니라 일차의료 관련 다양한 시범사업과 보조를 맞추고, 타 부서에서 추진 중인 일차의료 관련 사업 모형 및 설계 방식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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