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GLP-1 계열 신약개발 전문기업 디앤디파마텍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 후보물질 'DD01'(제품 개발명)의 임상 성공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게 인정받아 약 343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Perpetual Convertible Bond) 납입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다.
기술이전 추진 과정에서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보다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75.8%
서보두타이드 48주 투여 시점과 비슷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DD01의 임상 2상의 초기 성공을 바탕으로 연내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DD01은 GLP-1/글루카곤 수용체(GCG) 이중작용제로, 간에 분포된 GCG를 표적하도록 개발된 MASH 치료제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미국 내 12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성 간질환(MASLD)/MASH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한 DD01 임상 2상 12주차 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12주 투여 후 DD01 투약군 75.8%은 지방간이 30% 이상 감소했으며, 평균 지방간 감소율은 62.3%를 달성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
또 지방간이 정상화(지방간 5% 미만) 된 환자 비율 역시 약 절반(48.5%)에 달할 정도로 경쟁약물 대비 경쟁력 있는 유효성을 달성했다.
전 세계 최초 MASH 치료제로 상용화 된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스메티롬)'의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이 68%인 것과 비교하면 비교 우위인 수치다.
해당 임상은 48주차에 조직 생검을 통해 투여 전 대비 MASH 해소 및 섬유화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DD01 치료효과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만큼, 지방간 30% 이상 환자 비율은 80%대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더욱 크다.
더욱 긍정적인 건 베링거인겔하임 '서보두타이드'와의 비교다. 임상 3상 투약까지 마친 서보두타이드의 투여 48주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은 76.9%, 평균 지방간 감소율은 64.3%를 보였기 때문이다. 투여 기간이 36주나 적은 DD01의 감소율 수치가 서보두타이드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DD01 임상 2상 결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임상 중단한 환자 비율은 서보두타이드가 16%, DD01이 9%로 더욱 적었다.
회사로선 이번 DD01 임상 2상 1차 평가지표 결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MASH 환자 수는 1억1500만명 이상 추정될 정도로 큰 시장이지만, 아직 '미개척 분야'기 때문이다.
또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경우 성인 약 25%가 MASH 전단계인 대사이상 관련 지방성 간질환(MASLD) 환자로 분류된다. 시장조사기관 델브 인사이트(DelveInsight)는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이 2034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도 경쟁적으로 M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황. 그런 점에서 경쟁약물 대비 우수한 내약성은 향후 기술이전 때 여러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마침 최근 약 343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Perpetual Convertible Bond) 납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도 디앤디파마텍으로선 매우 긍정적이다.
회사는 지난 11일 DD01 임상 2상 1차 평가지표 결과 수령을 앞두고 만기 및 전환사채권자의 상환권이 없는 영구 CB 발행을 결정했다. 영구 CB는 만기와 전환사채권자의 상환권이 존재하지 않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서도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약 195억원은 운영자금에 쓰고, 나머지 약 147억원은 디앤디파마텍 지노믹스 관련 인공지능(AI) 자회사인 Valted Seq의 외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및 우선주 (25%) 취득에 사용한다. 주식 취득은 동구바이오제약,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들이 현물 납입 형태로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회사로선 재무 건전성을 제고함으로써 향후 임상진행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DD01이 19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5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되면서 정부지원금 45억5000만원까지 수령하게 됐다.
안정적인 자금 수혈이 이뤄진 만큼,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DD01의 조직생검(최종 48주 결과) 결과 확인 때까지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DD01 몸값은 더욱 뛸 수도 있다.
GSK는 지난달 15일 보스톤 파마슈티컬스 MASH 치료후보물질 '에피모스페르민(Efimosfermin)'을 계약금 12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를 포함한 총액 20억달러(한화 약 2조8000억원)에 라이선스 인(License In, 기술도입) 한 바 있다.
에피모스페르민은 월 1회 투여하는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21(FGF21) 유사체로, 임상 2상이 완료돼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임상 2상 결과(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 100%)가 공개되면서 FGF21 유사체 중에선 잠재적 '최고 치료제(Best-in-Class)'로 평가받고 있다. DD01도 최종 48주 결과가 공개되면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국내 바이오텍 연구개발 A임원은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기술도입 트렌드가 뚜렷한 임상 결과를 보인 후보물질을 인수하는 데 더욱 관심을 둔다"면서 "후기 임상 단계에 돌입한 자산일수록 더욱 관심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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