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CT·MRI 환자안전 위협…차등수가 도입 필요"

29일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국회정책토론회 개최
노후 장비, 진단 정확도 저하·방사선 노출 우려
중고 장비 품질검증 사각지대… 관리체계 보완 시급
복지부 "품질강화에 방점…제도개선해 내년부터 단계적 시행"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8-29 12:15

(왼쪽부터)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 최선형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장, 김승일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어홍 한국방사선의학재단 이사.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노후화된 특수의료장비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T와 MRI, 유방촬영장비 등 주요 영상진단 장비의 상당수가 10년 이상 사용된 노후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보험수가 체계가 단일 구조로 운영돼 의료기관이 장비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비 사용 연수와 사용량에 따라 차등 수가제를 도입해 최신 장비 도입과 관리 강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환자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국회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은 축사에서 "국내 CT, MRI, 유방촬영 장비의 상당수가 10년 이상 된 노후 장비로, 이는 미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비 노후화는 단순한 기계 문제를 넘어 진단 정확도 저하, 불필요한 반복 촬영, 방사선 노출 증가로 이어져 환자 안전과 의료 신뢰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보험수가 체계가 장비 연식이나 성능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단일 수가로 운영되면서 의료기관이 장비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유인이 사실상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외에서는 이미 장비 사용연수와 사용량에 따라 차등 수가제를 도입해 최신 장비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연자인 최선형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장은 '의료장비 노후화 실태와 환자 안전'을 발제로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MRI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 명당 38.7대, CT는 45.3대로, OECD 평균(MRI 21.2대, CT 31.1대)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또 "MRI 이용량은 인구 1000명당 90.3건으로 OECD 평균보다는 적게 집계됐지만 이는 급여 청구 건수만 집계된 수치로, 비급여까지 합치면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CT는 거의 대부분 보험급여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검사량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인구 1000명당 333.5건으로 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최근 10년간 CT는 연평균 8.3%, MRI는 연평균 13.2% 증가해 이용량이 급격히 늘었다"며 "특히 2018년 10월 문재인 케어로 MRI가 급여 항목에 포함된 이후 2019년부터 촬영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검사량 증가에 비해 장비의 질 관리나 노후도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요양기관의 특수의료장비는 유방촬영기 3961대, CT 2415대, MRI 2035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20년 미만 장비는 유방촬영기 1257대, CT 785대, MRI 735대였다. 특히 20년 이상 된 장비도 유방촬영기 470대, CT 50대, MRI 69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 장비도 적지 않다. 유방촬영기 1221대, CT 531대, MRI 432대가 중고로 도입됐다. 그러나 신규 등록 장비 중심으로만 품질 검사가 이뤄지다 보니 중고 장비의 품질 검증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도 소개됐다. 최 원장은 "호주는 2011년부터 영상진단장비 노후화 차등 수가제를 시행하고 있고, 프랑스도 장비 성능·활용도 기반 차등수가를 운영한다. 일본 역시 2년마다 진료보수를 개정하고 있다"며 "한국은 MRI에 한해 2018년부터 테슬라 성능 기준에 따른 차등 수가제를 적용했을 뿐 다른 장비는 모두 동일 수가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식이 오래됐더라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교체로 관리가 이뤄진 장비는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도서·벽지 등 의료 취약지역 의료기관은 장비 교체를 강제하면 오히려 접근성을 해칠 수 있는 만큼 별도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어홍 한국방사선의학재단 이사는 검사시 방사선 노출 문제를 경고했다. 어홍 이사는 "최근 미국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암 발생의 5%가 CT 방사선 때문이라는 결과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노후 장비의 방사선량, 진단 정확도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에서 과다한 방사선 노출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김승일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MRI의 40%, CT의 35%가 10년 이상 된 장비이고 중고 장비도 25%에 달해 개선이 시급하다"며 "품질관리제도를 개선해 합격·불합격 방식에서 A~D 등급으로 세분화하고,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를, 미흡기관에는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비 노후도와 사용 연한을 품질관리 기준에 포함시키고, 10년 이상 된 장비는 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차등 수가제에 대한 제안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영상진단장비 설치 의료기관과 검사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급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과잉 촬영 문제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 하반기 중 개선안을 확정해 내년 초 시행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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