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장기지속형 주사제 패권, HLB제약이 쥔다"

[인터뷰] HLB제약 정두용 연구본부장 
약물 균등 방출 강점인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 GMP 목전
글로벌서도 SMEB 플랫폼 관심…BIO USA서 협업 논의 가시화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6-10 05:58

HLB제약 정두용 연구본부장. 사진=최성훈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HLB제약만이 가진 마이크로 플루이딕(미세유체) 자동 생산 기술은 향후 글로벌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것입니다."

HLB제약 정두용 연구본부장은 최근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그는 HLB제약 주력 사업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국제약과 CJ헬스케어 등에서 연구 경력을 쌓은 뒤 2017년 HLB제약에 합류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트렌드 중 가장 큰 화두인 기술이다. 주 1회 투여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계열 비만치료제(위고비, 젭바운드)들에 대한 선풍적인 인기 덕분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에 힘입어 주요 GLP-1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나 일라이릴리 행보 또한 빨라지고 있다. 약물전달체(DDS) 기술을 통해 자사 GLP-1 제제의 반감기를 늘려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가운데 HLB제약은 국내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개발 기업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기업이다. 장기 지속형 약물 방출 방법인 균일 미립구 생산기술(SMEB) 플랫폼 연구를 2018년부터 시작, 지난해 12월 관련 제형 특허를 등록할 정도로 기술력을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균일한 입자를 연속 제조하는 것을 넘어 제조 과정 중 비만·당뇨병 치료용 GLP-1 펩타이드 약물의 안정성을 높여 입자 내부 약물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주 1회 투여하는 GLP-1 계열 약물의 투여 주기를 월 1회에서 최대 3개월 1회로 늘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정 본부장은 "HLB제약은 2018년부터 마이크로 플루이딕(미세유체) 기술을 활용한 SMEB 개발에 돌입했다"면서 "이 기술이 학계에 처음 알려지기 2007년부터인데, 굉장히 균일한 방출량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을 활용한 약물 방출 속도는 매우 균일하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 완성도는 처음 약을 투약했을 때, 초반 약물 방출량이 성패를 좌우한다.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은 이때 방출 속도를 0.5% 이하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에 따르면 자사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을 활용한 SMEB 플랫폼 연구실험에서 GLP-1 제제의 약물 방출 속도는 42일간 99.96%의 직선성을 보였다. 바꿔 말하면 시간 경과에 따라 약물이 굉장히 균일하게 방출된다는 의미다.  HLB제약 외에도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이 있지만, 고도화된 약물 전달 기술은 HLB제약만이 가진 차별점이다.  

고도화된 약물 전달 기술의 가장 큰 요인으론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을 활용해 GLP-1 약물을 아주 미세한 입자 내부에 스며들도록 하는 데 있다. 이는 곧 입자가 균일해진다는 의미로 높은 약물 봉입률과 약물 방출 조절 또한 용이하다. 

특히 전 본부장은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의 한계인 생산 문제도 극복했다고 했다.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은 수율이 높은 대신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공정이 돌아가는 동안 원료를 지속적으로 넣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HLB제약은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의 연속 생산을 위한 핵심 모듈도 직접 개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해냈다. 미립구 대량 생산 기술을 갖추면서도 마이크로 플루이딕 GMP 시설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HLB제약 정두용 연구본부장. 사진=최성훈 기자
정 본부장은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을 활용한 생산 공정이 국내선 처음이다 보니 설비를 갖추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그럼에도 설비 개발에 성공하고 나니 글로벌 빅파마들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마이크로 플루이딕 모듈만 따로 판매할 수 없냐는 글로벌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GLP-1 제제에서만 5가지 파이프라인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라 했다.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뿐만 아니라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젭바운드(퍼제파타이드)'를 활용해 월 1회 투여부터 3개월 1회 투여까지 다양하다. 또 GLP-1 제제가 최근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까지 상용화 가능성을 엿본 만큼, 이에 대한 장기지속형 주사제형까지 연구 중에 있다. 

여기에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아픽사반 성분 항혈전제, 성형미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HLB제약의 DDS 플랫폼 기술 이전 논의는 이르면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2025 미국 보스턴 바이오 전시회(BIO USA 2025)'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누구나 알 만한 글로벌 빅파마들과 기술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기존에도 빅파마들과 지속 연락을 취하면서 서로 자료를 공유해왔고, 또 그들의 니즈에 맞춰 우리가 또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HLB제약의 글로벌 성장은 어느 정도 보증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라이선스 아웃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BIO USA 2025를 통한) 라이선스 인도 고려하고 있다"며 "HLB 그룹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공동 연구가 있다면, 서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을 통한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 연구실 수준에선 검증됐지만, GMP 시설로 옮기는 최종 작업이 그쯤 마무리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MEB 기술 이전도 3년 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캐시카우(수입원)' 전략으로, DDS 개발팀을 제외한 HLB제약 연구소 인력들은 개량신약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여기에 HLB제약은 위탁 생산을 맡겨 온 전문의약품을 지난해부터 자사 생산에 들어가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HLB제약의 작년 매출은 약 1370억원, 영업이익은 14억7400만원이다. 

정 본부장은 "'휴먼 라이프 베러(Human life better)'라는 사명처럼, 인류를 더욱 이롭게 하자라는 측면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까를 전사 임직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HLB제약이 연구하고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역시 휴먼 라이프 배러 정신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연구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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