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개정법안 계류에 의료계 "법과 인식 함께 바뀌어야"

의료계, 응급실 붕괴 현실화…사법리스크 완화 시급
덴마크·일본·영국, 의료사고 대응…재발 방지 중심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8-29 05:5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국회에서 응급의료행위 중 발생하는 의료사고의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법안이 계류되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단순한 제도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민 인식 변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소송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원회에서 계류됐다. 

해당 개정안은 응급의료종사자 또는 응급처치 제공의무자 등의 응급의료·응급처치로 인해 발생한 사상(死傷)에 대해 고의 또는 회피 가능한 중대한 과실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우 형사책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법안에 대해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형사책임 면제 규정은 환자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표현 또한 모호하다"며 신중한 검토 의견을 냈다. 환자단체 역시 법안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일선 의료현장은 다른 입장이다. 응급의료 인력 공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회적 합의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책임도 지지 않고 대책도 없다. 의료현장에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며 "응급의학과는 축소·소멸 위기에 처해 있어, 사법리스크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민이 의료행위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의료포럼 조병욱 정책정보위원장은 "이번에 복지위 소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을 보면 병합심사를 통해 수정안으로 통과됐다. 이를 볼 때, 단독 안으로는 통과가 어렵다고 보여진다"면서도 "이러한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이 의료행위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의료인은 소송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외 주요국은 소송 중심의 대응 대신 재발 방지를 위한 원인 분석과 제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의료공동행동(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이 최근 발간한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덴마크는 환자안전청이 의료사고를 독립 조사해 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일본은 의료사고조사지원센터를 통해 조사와 교육, 재발 방지 활동을 병행한다. 

영국은 NHS Resolution이 조사와 보상 업무를 담당하며, 의료인 과실이 확인되면 단계적 징계와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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